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24일 고성산불과 관련해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따라 범위가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형사적으로 한전책임이 없다고 나온다고 하더라도 민사적으로 한전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관점에서 비상대책위원회와 지자체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산불피해 지역인 강원 고성군을 방문한 김 사장은 토성면사무소에서 이재민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전 설비에서 발화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허리 숙여 사과했다. 그는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결과가 나오면 대책위·지자체와 협의해 어떤 조치를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합당한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항의에 나선 이재민은 “이번 산불은 한전 책임이 명백하다”며 즉각적인 손해배상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이재민 보상책을 가지고 왔느냐”며 “대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산불비상대책위원회도 “한전이 모든 배상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우리는 후퇴는 있을 수 없다”며 “한전의 배상이 없을 경우 우리는 그 즉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사장은 “사망자 유족을 만나 사과드리고 모든 것은 다 서류로 남기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토성면사무소에서 이재민들에게 사과한 김 사장은 토성농협에 마련된 비대위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비대위 위원들과 30여분간 대화했다.
간담회를 마친 노장현 비대위원장은 "한전과 비대위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대화와 접촉을 통해 배상문제 등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성지역 비대위원과 간담회를 마친 김 사장은 한국전력 속초지사로 이동했다. 이어 속초지역 산불 이재민들과 산불 사망자 유족을 만나 사과했다.
이 자리에서도 김 사장은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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