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취임…“경영이념 계승하고 현장·소통에 집중"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그룹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다. 아버지인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한 지 16일만이다. 한진그룹 측은 고 조 회장 별세로 인한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신임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신임 회장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24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한진칼 사내이사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조원태 신임 회장은 한진그룹의 대표로서 경영을 이끄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됐다. 별도 취임 행사는 갖지 않는다.

조 신임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선대 회장님들의 경영이념을 계승하여 한진그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라며 “현장중심 경영, 소통 경영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조 신임 회장은 2003년 8월 한진그룹 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담당으로 입사했으며, 2004년 10월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팀,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경영전략본부, 화물사업본부 등 주요 분야를 두루 거쳤다.

조 신임회장은 2017년 대한항공 사장에 취임한 이후 델타항공과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 출범,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AAPA·Association of Asia Pacific Airlines) 사장단회의의 성공적 개최 등을 이끄는 등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왔다. 회장 취임에 따라 오는 6월 1일부터 3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의장직도 맡게 될 예정이다.

한진칼 이사회는 “조원태 신임 대표이사 회장의 선임은 고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지속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그룹 창업 정신인 '수송보국(輸送報國)'을 계승·발전시키고, 한진그룹 비전 달성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진칼 본사 (전자신문 DB)
한진칼 본사 (전자신문 DB)

조 신임회장이 한진그룹 '정점'에 서게 됐지만, 한진칼 보유 지분율이 2.34%에 불과해 실질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2.30%) 등의 지분을 다 합쳐도 전체 지분의 7% 가량에 불과하다. 고 조 회장 지분 17.84%에 대한 상속을 위해서는 세금만 2000억원 이상 필요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KCGI(강성부펀드)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보유 주식 비중을 12.80%에서 14.98%로 늘렸다. 조 신임회장을 비롯한 3남매보다 2배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한진가는 주식담보대출,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상속세 이슈에 대응하며 경영권 방어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