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스타일 옷이 오랜 기간 사랑받기 쉽지 않다. 하지만 9년 이상 스타일을 유지하며 해외 아티스트가 먼저 찾는 브랜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바이더알'이 그렇다.
이인원 바이더알 대표는 2000년부터 남성의류 매장을 운영했다. 이후 당시 유행했던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옷을 판매했다. 사업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2011년 바이더알을 열며 본격적인 온라인쇼핑몰 운영에 나섰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것은 해골 마크다. 대표 상품인 바람막이 점퍼는 빛을 반사하는 스카치 소재를 사용했다. 점퍼 뒤쪽에는 큰 해골 마크를 그렸다. 이외에도 후드 티셔츠, 바지 등 여러 상품에 해골 마크가 등장한다. 벚꽃, 잉어를 자수로 새겨진 재킷, 셔츠에 더해 한복을 개량한 듯한 옷 등 독특한 스타일이 눈길을 끈다.
이 대표는 스스로 모델을 하며 오랫동안 평범한 옷과 다른 스타일을 추구했다. 바이더알이 마니아층을 확보한 배경이다.
그는 “고객 중 헤어 디자이너, 사진작가처럼 비교적 자유로운 전문직 종사자가 많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는 이제 아이 아빠가 된 고객이 “고등학교 때 옷을 샀었는데 여전한 것 같다”고 글을 올리기도 한다.
이 대표는 일찌감치 이베이, 아마존 등에서 해외시장을 공략했다. 2011년에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에서 영문, 중문, 일문몰을 구축했다. 지난해 6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 디자이너와 협업해 자체 패션쇼를 실시하며 유럽까지 시장을 넓혔다.
브랜드의 독특한 스타일은 해외에서도 통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 3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 해외 매출 중 60%는 미국에서 발생한다. 중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도 호평이다.
이 대표는 “해외에서 여러 스타일을 선보이며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보이지 않는 곳까지 고려한 디테일이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고객으로서 바이더알을 만난 여러 아티스트가 협업 프로젝트를 요청하기도 한다. 러시아 유명 비보이와 상품을 착용한 모습을 촬영한 룩북을 만들고, 어두운 콘셉트를 앞세운 '다크웨어' 브랜드 릭 오웬스의 대표 모델과 국내에서 패션쇼 겸 파티도 열었다.
이 대표는 “우리 옷을 좋아하는 이들과 가까이 소통하며 멋있는 작업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