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품목 안가리는 PB 전쟁...생필품부터 건강즙까지

e커머스 업계가 자체 브랜드(PB) 상품군 확장에 가속을 붙였다. 정기 구매율이 높은 생필품부터 뷰티, 가전, 건강기능식품까지 품목 경계 없는 고객 쟁탈전이 한창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상품에 e커머스 업계 특유의 빠른 배송을 결합,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쏟는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쿠팡 only 상품'에서 새로운 건강용품 브랜드 '비타할로' 상품 판매에 나섰다. 쿠팡 only 상품은 쿠팡이 브랜드별 협력사가 생산한 제품을 공급받아 단독 판매하는 공간이다. 지난 2017년 출시한 생필품 브랜드 '탐사'를 시작으로 유아동용품 '타이니스타', 생활용품 '마케마케(MAKE MAKE)' 등 8개 브랜드를 선보였다. 현재 11개 상품 카테고리, 614개 상품을 판매 중이다.

e커머스, 품목 안가리는 PB 전쟁...생필품부터 건강즙까지

쿠팡은 비타할로에서 △건강즙 △생수·음료 △스킨케어 △건강·의료용품 △홍삼·인삼 △구강·면도 △헤어·바디·세안 △비타민·미네랄 8개 상품군을 선보인다. 통상 소비자가 직접 섭취하는 과채쥬스, 건강기능식품 등은 일반 공산품 대비 엄격한 품질 관리와 제조 설비가 요구된다. 쿠팡은 케이에프한국자연농산, 동원F&B, 이엔에스 등 전문 제조사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으며 단독상품 취급 범위를 확대했다.

쿠팡은 비타할로를 비롯한 단독상품군 확대에 따라 대형마트를 넘어 물론 헬스·뷰티, 유아동, 스포츠용품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판매 채널과 정면으로 맞붙게 됐다. 각 단독 브랜드에서 가성비 높은 상품을 선보이는 한편 자체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를 접목해 차별화된 배송 경험을 제공, 재구매 수요와 2차 구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편다.

티몬도 PB 상품군 강화에 팔을 걷었다. 지난달 PB '236:)' 상품 누적 구매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핵심 수익 모델로 자리를 굳혔기 때문이다. 2017년 3월 론칭 이후 2년 만이다.

현재 티몬은 236:) 브랜드에서 70여종 상품을 판매 중이다. 초기 물티슈, 화장지, 타월 등 8종에 불과했던 상품군은 생수, 쌀, 식기건조대 등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됐다. 쿠팡에 앞서 홍삼 전문업체 대동고려삼과 손잡고 스틱형 홍삼 제품을 선보이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티몬은 다양한 국내 브랜드와 협업해 총 100여종 이상으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임석훈 티몬 리빙실장은 “상품 기획단계부터 생산까지 협력사와 합께 철저하게 시장을 조사해 경쟁력이 높은 상품을 선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생활 속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B는 제조사와 판매채널 사이 유통 단계가 적어 판매 가격을 낮출 수 있다. 판매자 정체성을 활용해 중소기업 제품도 브랜드화할 수 있다. 또 초기 입지를 다지면 지속 가능한 이윤이 기대된다. 이 때문에 e커머스, 대형마트, 홈쇼핑 등은 앞다퉈 PB를 확대하는 추세다. PB 시장에서 업종과 품목 경계 없는 판매 경쟁이 벌어진 셈이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