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북러정상회담 시작으로 중러·미일 정상회담도…한반도 정세 논의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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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집권 이후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협상 결렬로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의 첫 정상외교다. 전통적 우방국인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로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북러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중러·미일 정상회담도 연쇄적으로 추진되면서 향후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경(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남쪽 루스키섬 소재 극동연방대에서 만나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1시간 정도 단독회담을 가진 뒤 이어 확대회담을 차례로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지금 전 세계의 초점이 조선반도 문제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 문제를 같이, 조선반도 정책을 평가하고 서로의 견해를 공유하고 또 앞으로 공동으로 조정 연구해나가는 데서 아주 의미 있는 대화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모두가 북한의 안전보장 제공문제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가 북한 체제보장에 대해 논의할 때는 6자회담 체계가 가동돼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북러 양국관계 발전방안을 놓고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장기전으로 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김 위원장은 회담 기간 동안 러시아와의 우호관계 증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북러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비핵화 정상외교도 숨가쁘게 이어진다. 26일엔 중러정상회담이, 26~27일엔 미일정상회담이 순차적으로 열린다. 여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설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 문재인 대통령도 남북정상회담을 북측에 제안한 상황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도 이뤄질 예정이라 한미정상회담도 가까운 시일 내 다시 열릴 전망이다. 회담 일정은 불투명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정상외교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미회담 재개와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촉진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연방안보회의 서기 등 러시아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