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보다 0.3% 감소했다. 25일 한국은행은 전기 대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위기를 맞던 지난 2008년 4분기 -3.3% 이후 최저치다. '1%'선을 지켜 오던 성장률이 2017년 4분기(-0.2%) 이후 5분기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8%였다. 2009년 3분기(0.9%) 이후 9년 반 만에 최저다. 직전 시기나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도 10여년 만에 가장 나쁜 실적이다. 수출과 투자가 함께 부진한 게 역성장의 주원인이었다. 전기 대비로 수출이 -2.6%, 수입이 〃3.3%를 각각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10.8%, 건설투자도 〃0.1%로 나타났다.
엄중하게 봐야 한다. 사실상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충격적인 성장률이다. 경기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다는 얘기다. 1분기 경제가 뒷걸음친 원인은 소비부터 정부 지출, 투자, 수출까지 경제 전반이 부진한 탓이기도 하다. 정부는 경제가 활력을 잃고 맥을 못 추는 상황에서 내수를 뒷받침해 준 정부 지출 감소가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측은 “재정 집행이 5년 래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신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을 위한 시간이 필요, 1분기에 지출이 주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 지출 감소가 원인이라고 언급했지만 경제가 활력을 잃었다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산을 투입한 경기 부양 조치는 단기 처방일 뿐이다. 세금을 통한 경기 활성화는 한계가 분명하다. 정책 자금을 통한 경기 부양 조치와 함께 시장의 역동성을 살리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수출 부진은 우리 경제의 기초 여건까지 뒤흔들 정도로 심각하다. 이미 수출은 올해 들어 전 분기 대비 2.6%나 감소했다. 반도체 경기가 2분기 반등한다지만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 지금 경기를 위기로 규정하고 종합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럼에도 “최저이긴 하지만 우리 경제 상황을 과도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는 한국은행 분석은 너무 안이하다. 경제 정책은 타이밍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