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창당 1년만에 갈등이 고조되며 분당 기로에 섰다.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법·공수처 개혁법 패스트트랙에 대한 당내 이견, 지도부의 오신환 의원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 강행을 두고 당의 분열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바른정당계는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퇴진을 요구했다. 일부 국민의당계에서도 오신환 의원 사보임을 두고 반발하면서 창당 1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25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유승민 의원은 꼭두각시를 데리고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투표로 결정된 패스트 트랙을 어떻게든 막겠다는 행태가 자유한국당 의원인지 바른미래당 의원인지 헷갈릴 지경”이라며 “바른미래당을 떠나라. 바른미래당을 떠나는 것이 국민과 당을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권성주 바른미래당 부산 수영구 당협위원장은 이찬열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신고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당 대표에게 찌질하다고 하면 당원권 정지 1년 때리는 추상같은 윤리위에서 전 당대표를 모욕하고 분당을 주장하는 발언에는 어떤 징계를 내릴지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출신인 김삼화 의원은 수석대변인직을 사퇴했다. 김 의원은 “바른미래당이 선거제 개혁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패스트트랙이 추진됐으나, 그 과정에서 당의 지지율 상승이나 결집이 아니라 당을 분열로 몰고 가고 사분오열되는 모습에 참담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이 살자고 나선 길이 오히려 당을 분열시키고 무너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라며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을 반대하는 의견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해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노력해왔다. 더불어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제로 고위공직자수사처,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을 함께 패스트트랙으로 제시하면서 당내 파열음이 커지기 시작했다. 패스트트랙 법안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합의안으로 마련되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또 4·3 보궐선거 참패도 영향을 미쳤다.
내일인 26일 열릴 긴급 의원총회에서 바른정당계와 오신환 의원 사보임 반대 의견을 표명한 의원들이 손 대표 탄핵과 김관영 원내대표 불신임을 물을 계획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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