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송금서비스 문 열리는데, 저축은행, 실효성 의문에 '미온적'

해외송금서비스 문 열리는데, 저축은행, 실효성 의문에 '미온적'

5월부터 저축은행에서 해외송금서비스가 원칙적으로 가능해진다. 규제 일색이던 저축은행업계에 불어닥친 간만의 규제완화다. 다만 저축은행들은 미온적이라 실제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저축은행이 규제완화엔 화답하면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에 적극적이지 않다. 업계는 근본적인 업황 활성화를 위해서 실효성 있는 제도적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월부터 자산 규모 1조원 이상 저축은행들의 해외송금서비스가 허용된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말 외국환 거래 분야 관련 자본금 1조원 이상을 보유한 저축은행의 해외송금·소금을 전면 허용했다.

대상 저축은행은 79개사 중 SBI와 OK·한투·유진·페퍼·웰컴저축은행 등 26개사다. 하지만 이중 5월부터 해외송금서비스를 시작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구체적인 논의를 실시하는 곳도 웰컴저축은행 한 곳에 불과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재부가 저축은행 해외송금을 허용하면서 이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기를 명시하긴 어렵지만, 일단 연내 론칭을 목표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저축은행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시장 추이를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외송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한 국내에서도 저축은행 카드 사업이 실패했다는 분석이 높은 상황에 빈도가 적은 해외송금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해외송금의 경우 특성상 주거래 은행에서 처리하는 사례가 많아 주거래 은행 비중이 크지 않은 저축은행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해외송금을 실제 사용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 대부분은 시중은행에 방문할 가능성이 커 사업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주거래 비중이 거의 없는 저축은행이 외화 보유 리스크를 안으면서 이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축은행들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실효성 있는 규제완화나 제도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법정 최고 대출금리나 예보료 인하 등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이 관계자는 “카드업이나 해외송금 허용 등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저축은행이 가진 규제를 완화해주는 이 같은 정책은 환영하지만, 실제 업계에 와 닿는 효과는 크지 않았다”며 “업계와 논의해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