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음성파일 공개된다 '무슨 내용 담겼나'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장자연의 음성파일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공개된다.
 
27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지난 2009년 신인 배우 고 장자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한 이야기를 담는다.


 
이날 방송은 '故 장자연 문건 미스터리- 누가 그녀를 이용했나?'라는 부제로 장자연 사건과 그가 남긴 문건에 대해 추적한다. 우울증으로 인한 단순 자살로 알려졌던 그의 죽음. 그런데 장 씨의 소속사 전 매니저였던 유 씨가 장 씨의 '자필 문건'을 공개하며 예상치 못한 대형 스캔들로 뒤바뀌었다.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는 그가 소속사 대표 김 씨에게 당했던 폭행과 협박을 비롯해 각종 술 접대, 성 접대를 강요받은 내용이 적시되어 있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언론인, 기업인, 금융인, 드라마 감독 등으로 밝혀진 접대 인물들에 국민적 관심이 쏠렸고, 당시 경찰은 14만 건의 통화기록 분석, 118명에 이르는 참고인 조사까지 벌이며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장자연 문건에 관여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까지 받았던 이들 모두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전 현직 매니저 외에는 그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그 중 소속사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도 접대 강요가 아닌 폭행죄였고,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이라는 경미한 처벌을 받으며 수사는 종결됐다.
 
연기 활동을 하며 이름을 알리기도 바빴을 20대 후반의 신인 배우 장자연은 소속사 대표가 마련한 술자리에 더 바쁘게 불려 다녔다고 자필로 기록해 두었다. 대표가 호출한 수많은 술자리에서 그는 술 접대를 했고, 심지어 성 접대 강요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故 장자연이 생전에 동료에게 불안감을 털어놓는 내용의 음성파일을 입수했다. 그 음성파일에는 "김00 사장님이 이미 엄청난 말들과 엄청난 입을 가지고 장난을 치셨어, 지금... 나는 정말 약으로도 해결이 안돼... 죽이려면 죽이라고 해. 나는 미련도 없어요"라고 절망적으로 말하는 고인의 목소리가 담겨있었다.
 
소속사 대표 김 씨가 수많은 술 접대를 강요했다고 폭로했던 장자연. 하지만 당시 수사기관은 김 씨의 강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제작진은 수사자료를 통해 소속사 대표 김 씨가 장자연을 동석시킨 수많은 술자리를 분석했다. 술자리 참석자 중엔 언론사 대표, 기업 대표, 금융계 간부, 드라마 PD 등 소위 '유력인사'라 불리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술자리 참석자들 상당수가 투자회사와 관련된 인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제작진은 장자연과 당시 매니저 김 대표 사이의 '전속계약서'를 입수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신인배우에게는 소속사 대표가 부르는 술자리를 거절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 계약서 조항엔 '을'은 방송 활동, 프로모션, 이벤트, 각종 인터뷰 등 '갑'이 제시하는 활동을 전적으로 수락'하여야 하며, '갑과 을 간에 이견이 있을 경우, 갑의 해석이 우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독소조항들이 빼곡히 기재되어 있었다.
 
故 장자연의 억울한 죽음이 다시 세상에 나온 건 지난 2018년이다. 23만 명의 국민이 이 사건의 재수사를 청원했고,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 재수사가 결정되었다. 재수사 연장을 위한 청원에는 70만 명의 국민이 청원했다. 그리고 최근 대검찰청 재조사위원회는 문건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새로운 증언들을 확보했다고 한다.
 
무수한 의혹들 사이 베일 속에 숨어있던 이들의 정체가 드러날 수 있을까. 故 장자연 문건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추적하고, 누가 이 죽음에 책임이 있는지 그 실체를 파헤쳐 본다.

 전자신문인터넷 김수정 기자 (kims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