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독이 된 교육국제화 역량 인증제도…불법체류 수단으로 악용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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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도가 불법체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교육국제화 역량 인증대학에 선정되면 비자 발급 과정이 간소화된다. 정부는 인증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선발에 자율권을 준다. 이런 점을 노리고 비자 발급이 어려운 외국인이 불법체류를 목적으로 인증대학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 유학생 관리 담당자는 “교육국제화 역량 인증대학이 되면 인터뷰가 생략되기 때문에 불법체류를 원하는 외국인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2년간 370여명에 달하는 불법체류자를 배출한 한국외대도 지난해까지 교육국제화역량 인증 대학에 선정돼 비자 발급 절차 간소화가 가능했다.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 목적은 교육부가 국제화역량이 우수한 대학에 인증함으로써 고등교육기관의 질 관리 및 우수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인증 대학은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사업(GKS) 등 대학 지원 사업 신청 시 우대 △불법 체류율 1% 미만 인증대학에 대한 사증발급 및 연장 간소화 등 혜택을 받는다.

2019년 교육국제화 역량 인증대학
2019년 교육국제화 역량 인증대학

인증은 필수지표인 △불법 체류율과 △중도탈락률, 핵심여건지표인 △외국인 학생 등록금 부담률 △의료보험 가입률 △언어능력 △신입생 기숙사 제공률 등 세부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올해 교육국제화 역량 인증대학에 선정된 4년제 대학은 가야대, 국민대, 부산대, 서울대 등 107곳이다. 전문대는 거제대, 계명문화대 등 20곳이다. 대학원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 국제암대학원대학 등 7곳이다.

대학 관계자는 “100곳이 넘는 대학이 인증대학에 선정된 만큼 불법체류 수단으로 악용된다면 불법체류자 숫자는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며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가 만들어진 목적을 되찾기 위해서도 대응 방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