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대용량 건조기 출시 경쟁을 벌였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들어서는 더 큰 용량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당분간 16㎏를 초과하는 건조기 출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대용량 건조기 경쟁 축은 용량에서 세부 기능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가까운 시일 내 16㎏를 넘는 대용량 건조기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일각에서는 차기작으로 18~19㎏급 제품을 검토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건조기 대목인 장마를 앞두고도 출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경쟁적으로 더 큰 제품을 내놓던 지난해와는 양상이 다르다.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4㎏ 건조기와 16㎏ 건조기 출시 경쟁을 벌였다. 양사가 대용량 건조기 선점을 위해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벌였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양사 분위기는 고요하다. 양사 관계자는 “16㎏ 초과 건조기 출시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답했다.
시장 수요가 결정적이다. 우리나라 평균 가정에서 요구되는 건조 용량이 16㎏대에서 소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사는 16㎏ 건조기 마케팅 포인트 중 하나로 '겨울 이불 건조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반 가정에서 가장 큰 빨래감은 부피가 큰 겨울 이불이다.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용량이 등장한 만큼 가정에서 더 큰 용량 수요는 크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다.
이같은 흐름에서 건조기 경쟁은 이제 용량 중심 경쟁에서 편의성, 부가기능, 에너지 절감, 옷감 손상 최소화 등 '디테일' 전쟁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16㎏급이 국내 가정환경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키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용량 경쟁을 벌이진 않을 것”이라며 “건조 성능과 부가 서비스 경쟁이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