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시대, 사회공헌의 새 바람 기업의 과학기술 역량을 활용한 교육과 기술지원으로 소외계층까지 아우르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사회 간극 좁혀 나가

수 년 전부터 4차산업혁명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며 대한민국 각 분야에서 화제의 중심에 있다. 로봇이나 인공지능과 같이 새로운 혁신기술이 선사할 놀라운 편의성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기대는 설렘을 갖게 하지만, 반면 새로운 생태계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하느냐라는 불안감도 동시에 던져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역기능으로 노동시장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 심화, 정보격차를 넘어선 미디어 격차 등을 우려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뜻하기 때문에, 정보가 곧 무기이며 정보로부터 소외될 경우 경제적, 사회적으로 불평등을 겪게 된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예상되는 정보격차, 미디어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응전략 마련에 분주한 상태다. 정부 각 부처와 유관 기관은 기존의 암기 위주 교육방식이 아닌, 창의적인 과학교육 시스템이 보급되어야 4차산업혁명 시대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관련 프로그램 개발에 부심하고 있다.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시되고 있는 가운데, 정보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민 모두가 차별 없이 과학교육을 받고 창의성을 개발하도록 돕는 것은 물론, 과학 캠프와 공모전 등을 진행하여 창의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기업의 과학기술 사회공헌활동 촉진 지원 사업’을 통해 이들 기업의 사회공헌 활성화를 위한 홍보지원을 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앞으로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지속가능경영재단 박주원 CSR센터장을 통해 들어보았다.
 
Q>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업의 사회공헌 패러다임에도 어떤 변화가 있는가
국내 사회공헌 비용은 최근 발간된 ‘2018 사회공헌센터 백서’에 따르면 약 2조7000억원 규모인데, 더 이상 증가하기 어려운 구조다. 따라서 앞으로는 사회공헌 활동의 양적 규모보다는, 질적 규모와 더불어 얼마나 한국의 미래성장에 기여하느냐 여부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저성장 기조에 들어선 가운데, 기업들도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사회공헌활동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기존의 사회공헌 활동이 단순히 기업의 사회적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 그쳤다면, 앞으로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데까지 쌍방향 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앞두고 과학창의교육이나 정보격차 해소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회공헌활동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Q> 기업들의 과학창의인재 교육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끊임없이 발굴하기 위해선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인재가 끊임없이 수급되어야만 한다. 당연히 기업 입장에선 인재에 투자하는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교육은 기업과 시너지를 일으켜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

교육 목적의 사회공헌활동은 기존 수혜적 사회공헌활동과 다른 두 가지 특징을 지닌다. 현금이나 물품을 직접 주는 것이 아닌, 기업의 지식, 경험, 기술을 전수하는 사회공헌활동이라는 점과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활동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중 대다수가 연탄 봉사, 김장하기와 같이 먹고 사는 문제를 보완해주는데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도서관이나 체험관을 짓고, 청소년들에게 멘토링을 해주는 등 기업의 지식을 전수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또 매년 공모전이나 캠프를 열고 미래 과학자를 발굴하는 사회공헌활동이 정례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Q> 교육분야 외에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절실한 분야가 또 있다면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그런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8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55세 이상 장·노년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일반국민 대비 6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애인·장노년층·농어민·저소득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 평균인 68.9%보다도 뒤떨어지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다 5G 세계 최초 상용화다 해서 사회는 정신없이 바뀌어 가는데, 노인들만 뒤처져 있으면 분명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 기계 앞에서 노인들이 주문을 하지 못하고 돌아서는 등의 사회적 정보화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다행히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고 IT 기기를 노인 가정에 지원하거나, 스마트폰 사용법을 교육하고 IT 강사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이 같은 노력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더욱 많아지길 소망한다.
 
Q> 앞으로 기업 사회공헌활동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보는가
지난 10년 동안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액, 임직원 봉사활동 시간, 10년 이상 지속한 대표 프로그램 등 관련 지표가 모두 증가했다. 하지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전사적인 기획, 평가, 실행의 체계적인 관리나 경영진이 주도하는 부서의 설치 등이 미흡하다. 또한 사회공헌 활동을 외부 홍보 차원으로 인식하는 등의 부족한 점이 존재한다. 봉사활동 점수가 인사평가에 반영되는 경우도 아직까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점이 개선되어야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양적, 질적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Q> 미래의 기업 사회공헌활동 키워드를 몇 가지 꼽는다면
고령화와 소득 양극화, 사회적 관계망 붕괴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은 △사회적 기업가 정신 △스마트 거버넌스 △지역 공동체 등으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공동체와 사회 안전망 붕괴가 예상되므로 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공공부문, NGO 등과의 포괄적인 협력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내가 속한 지속가능경영재단은 향후에도 한국과학창의재단 및 유관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한 지역사회문제 해결에 힘쓸 예정이다.
 
지속가능경영재단은 2012년 설립된 비영리민간재단으로 CSR경영센터, 사회적경제센터, 사회혁신센터를 중심으로 기업, 공공, 사회적경제조직, 민간간의 협력을 통해 함께 행복하고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만들기를 실천하고 있다. 3개 센터이외에도 지속가능평생교육원을 통해 시회적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선도하는 인재육성에 앞장서고 있으며, 자체 사회공헌사업을 위해 외국인근로자 쉼터 Our Home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기도로부터 따복공동체지원센터를 위탁운영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김은희 기자 (ke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