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일일이 프로그램 다운로드....학교엔 클라우드 언제쯤

디지털 교육환경 조성에 따른 교사들의 관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클라우드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안에 민감한 금융권에서도 클라우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교육계의 클라우드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교육청 등은 클라우드 도입 필요성을 공감하고 정책 연구를 진행하면서도 시범사업 단계조차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교과서 사업이 대표적이다. 교육부는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무선 AP(Access Point)와 태블릿PC를 전국 초·중학교에 보급하고 있다. 2021년까지는 모든 초·중학교에 AP를 최대 4교실에 설치하고 태블릿PC를 최대 60대씩 지원할 계획이다. 문제는 디지털교과서에 접속하고 보안프로그램을 업데이트 하는 등의 관리는 모두 교사의 몫이라는 점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업데이트 해야 될 때가 되면 교사가 일일이 수십개 수백개 태블릿PC에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디지털교과서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클라우드PC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교육부
자료=교육부

클라우드 PC는 개별 학교가 아닌 중앙센터에서 학교 PC를 통합 관리하는 클라우드다. PC 관리와 유지보수를 중앙에서 자동화할 수 있어 교사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데다 전체 운영비용도 감축할 수 있다. 교육부도 클라우드PC 도입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교육정보화 중장기 계획에도 클라우드 전환을 강조했다. 클라우드PC 도입과 클라우드 시스템 기반의 초중등 교육분야 디지털 인프라를 통합 구축을 목표로 언급했다. 그러나, 실제 사업 추진을 위한 세부계획은 없다. 어렵게 예산을 확보한 무선AP+태블릿PC 보급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계기로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으나, 여전히 클라우드에 보수적이다. 정부는 고교학점제 도입 등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4세대 나이스를 2022년 개통할 예정이다. 교사들의 콘텐츠 제작을 위한 기능 정도를 클라우드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육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전교육청은 디지털 교육 환경 인프라 구축 및 관리 방안에 대한 정책 연구까지 수행해 클라우드 도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정책 연구에서 교육정보 업무 담당 교사는 학교당 평균 2.2명, 담당교사 중 전공교사 수는 0.6명으로 조사됐다. 전산실무사조차도 학교당 0.8명 수준으로 그 중에서도 전산업무를 전담하는 비율은 38.5%에 그쳐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체 연한이 도래한 신규 PC는 클라우드 PC로 교체하고 기존 PC 및 노후 PC에는 설치 용량이 작고 성능이 우수한 클라우드 OS를 탑재해 재사용하는 것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예산과 인력 부족에 막혀 추가 사례 연구만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이버 환경에 익숙한 사이버대학교에서도 건양사이버대학 정도가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한 교육계 인사는 “공공기관이나 정부 조직, 학교에서는 기술 인력을 한번 채용하면 교체하기도 힘들어 신기술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면서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기술력과 예산이 부담이 된다면 민간과 협업할 수도 있을텐데 그조차도 보안 인증 체계 때문에 시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