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이 한의사를 도와 최적의 처방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인공지능(AI) 한의사' 개발 로드맵을 마련했다. 진료에 도움이 되는 문헌 정보를 연결해주는 것을 시작으로 치료법을 추천하는 단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한의학연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단계별 AI 한의사 개발 로드맵을 수립, 2022년 초 1단계 베타서비스를 목표로 개발에 나섰다고 1일 밝혔다.
한의학연은 AI 한의사를 총 3단계로 나눠 개발하고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환자 빅데이터를 계속 축적하고 여기에 자체 개발하는 알고리즘을 더해 서비스 수준을 높여갈 예정이다.
우선 첫 번째 베타서비스 단계에서는 문헌기반 진료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 상태에 맞는 고전과 현대 논문 정보를 찾아 연결해주는 수준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진료 환자와 유사한 치료 사례를 제공, 치료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세 번째 단계에는 다수 치료 사례를 축적하고 분석해 최선의 치료법을 추천하는 수준까지 발전시킬 예정이다.
한의학연은 AI 한의사 서비스에 빅데이터 수집 플랫폼을 담는 방법으로 빅데이터 수집과 서비스 고도화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서비스를 유인책으로 삼아 더 많은 이용자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서비스와 빅데이터 수집 플랫폼을 일선 한의병원과 건강검진센터에 무상보급하고, 개인사용자용 애플리케이션(앱)도 구축해 배포한다. 한의사협회가 배포하는 전자 차트 프로그램 '한의 맥'과 연계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속도를 배가할 예정이다.
빅데이터 수집이 원활할 경우 베타서비스 3년 뒤인 2025년 이전 2단계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 2월부터 기관 내부 과제로 AI 한의사 연구를 시작했다. 지금은 AI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임상데이터 수집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데이터 정량화 표준 프로토콜과 포맷을 통일하고 있고, 사용 도구도 개발하고 있다. 주요 한의학 학회와 함께 해 합의안을 만들고 연구에 내실을 기하고 있다.
두루뭉술하게 정의된 한의학 핵심 생체 지표를 현대 시각으로 재분석하는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예를 들어 구취를 입 안 황화합물 농도로 분석하고, 혈뇨는 소변에 섞인 적혈구로 따져 과학화 하는 식으로 이것 역시 표준을 마련 중이다.
이상훈 한의학연 미래의학부 책임연구원은 “AI 한의사 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르면 고전 의서에 나오는 한의학 이론을 실제 환자 예후 데이터와 비교해 최적의 한의 치료방법을 도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지표 정량화와 양질의 빅데이터 확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