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정치 분열인데 미세먼지 문제만큼은 정쟁 안돼"

반기문 GGGI 의장.
반기문 GGGI 의장.

반기문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2일 “우리나라 정치가 분열 양상인데 미세먼지만큼은 정치적으로 쟁점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위원장은 이날 취임 인사차 국회를 찾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여야 초당적 협력을 요청하며 이같이 말했다.

반 위원장은 “중국과는 책임 공방 단계는 아니다. 우리가 할 일을 먼저하고 중국이 하는 일에 대해 배울 것은 배우고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손 대표는 “말씀 자료에서 중국 탓만 할 때가 아니라고 했는데 맞는 얘기”라며 “국가적 문제에서 내부적으로 할 것은 하고 국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위원장은 김학용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선 “중국과 관계는 공방하기보다는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상호 협조하는 방향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만나 보니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고 한국이 처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서로 협조하자는 대강의 이야기는 나눴다”고 소개했다. 이어 “6월에 또 중국에 가는 계기가 있으면 관계 장관 등과 협의를 구체적으로 해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자구 노력을 더 열심히 해야 다른 나라에 얘기할 명분이 있다”면서 “다만 우리나라 미세먼지 반 정도는 중국 영향인데 두 나라만 문제도 아니고 동북아 여러 나라가 그야말로 투명한 다자협상을 통해 해결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반 위원장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만났다. 이 대표는 “(미세먼지가) 거의 사회적 재난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데 중요한 일을 반 위원장이 맡으셔서 잘해 주실 것이라 기대한다”면서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적인 참여가 필요한데, 특히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 감축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일시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면서 “이익집단 간 비타협적인 대결이 정쟁으로 비화하는 일이 없도록 집권여당 대표로서 적극적인 지도력을 발휘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 위원장은 “올해 겨울철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단기적 대책을 모색하고 내년에 중장기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위원장은 위원회 위원 구성에서 5대 정당 추천 몫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결같이 얘기하면서 조속한 지명을 당부하기도 했다. 반 위원장은 오는 14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를 방문할 예정이다.

함봉균 정책(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