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이 수소 연료전지용 카본복합소재 분리판을 저가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올 연말까지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해 수소연료전지차(FCEV)와 무인항공기(드론), 건물용 연료전지 분리판 등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수소 에너지 전문업체 에이스크리에이션(대표 서준택)은 분말 압축성형방식으로 수소 연료전지용 카본복합소재 분리판을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분리판은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부품 가운데 하나로, 수소 가스가 이동하는 통로가 새겨진 '유로'가 있다. 분리판 유로는 외부에서 공급된 수소와 산소가 혼합되지 않고 각 전극 내부로 균일하게 공급하는 동시에 전극반응에서 생성된 물을 외부로 원활하게 배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 생성된 전기를 전달하는 매개체와 막전극접합체(MEA) 지지체 기능도 한다.
기존에는 분리판을 금속이나 흑연(그라파이트)으로 만들었으며 유로를 선반으로 가공하느라 작업이 쉽지 않았으며 얇게 만드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 회사는 현대자동차 벤처플라자 사업화 지원과제를 통해 흑연과 수지를 섞은 뒤 1500톤의 유압 프레스로 가공해 두께 0.3㎜의 카본 복합소재 분리판을 개발했다. 분리판의 부피를 가볍고 얇고 쉽게 가공함으로써 제조단가를 최대 40% 이상 낮췄으며 연료전지가 생산하는 전기량을 늘릴 수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측정결과 금속 분리판의 단점인 내구성을 5배 이상 개선했으며 전기전도도와 수소투과도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연료전지가 FCEV 제작비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분말압축성형 방식으로 저렴하게 제작한 분리판을 적용할 경우 FCEV 단가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녹색인증을 획득했으며 중국 전기버스 보조전원 연료전지용으로 납품계약을 앞두고 있다. 정식 계약이 이뤄지는대로 올 연말까지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 임대공장에서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향후 1~2년 내 자동차전용산업단지인 빛그린산단이 조성되는대로 공장을 신축할 방침이다.
향후 FCEV 버스 보조전원용과 드론, 잠수정용, 건물용 연료전지 분리판 등으로 생산 품목을 구성할 예정이다.
서준택 대표는 “저렴하고 고성능으로 제조한 수소연료전지용 카본복합소재 분리판은 다양한 연료전지 관련 제품 모델에 적용 가능하다”면서 “소형·경량화 장점과 차별화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