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을 양분하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요기요보다 세 배 넘게 가파른 매출성장 곡선을 그으며 추격을 뿌리치고 있다.
독일 배달 전문 회사 딜리버리히어로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 지역 매출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요기요·배달통·푸드플라이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지난해 매출은 9440만 유로(한화 약 1233억원)다. 전년 7300만 유로(약 953억원)에 비해 29% 많아진 액수다.
선방한 성적표이지만 배달의민족을 뒤쫓긴 역부족이었다.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 성장률은 96.4%다. 2017년 1626억원에서 지난해 3193억원으로 매출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매출은 베일에 싸여있었다. 공개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이기 때문이다. 이번 실적 발표로 두 회사 간 매출 차이가 최초 확인된 셈이다.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우아한형제들과 배달 앱 시장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지난해 말 소상공인연합회와 리서치랩이 발표한 '온라인 배달업체 이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 55.7%, 요기요 33.5%, 배달통 10.8%로 집계됐다.
이 같은 결과는 앱 방문자 수가 매출로는 연결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각종 할인 쿠폰, 이벤트와 같은 마케팅 효과로 방문자를 끌어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실제 주문, 결제로 이어진 사례는 배달의민족 대비 크게 적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요기요, 배달통 입점 음식점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며 “앱 내 원하는 음식점이 없어 발길을 돌린 방문자가 그만큼 많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올해도 대대적 할인 공세에 나선다.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대표는 최근 “순수 마케팅 비용만 1000억원 이상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점 음식점도 현재 6만개에서 10만개로 확장할 목표라고 전했다.
충성 고객을 늘려가는 배달의민족을 얼마나 위협할지는 알 수 없다. 배달의민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달 1000만명을 넘어섰다.
월간 주문 수도 2907만건에 달한다. 3000만건 돌파가 사정권에 들어왔다. 지난해 배달의민족을 통해 거래된 금액은 전년 대비 73% 많아진 약 5조2000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에 친숙해진 소비자 마음을 어떻게 돌리느냐가 관건”이라며 “무한정 늘릴 수 없는 마케팅 정책보다는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표]우아한형제들 VS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매출 (단위: 억원)
(자료=우아한형제들·딜리버리히어로 실적 자료 취합)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