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50조원 규모 보물선(돈스코이호) 사기행각을 벌인 신일그룹이 이번에는 핀테크 간편결제 플랫폼 '유니페이'를 오픈하고, 전국 단위 투자자 모집을 추진 중이어서 주의가 요망된다.
정부 핀테크 혁신 기조를 악용해 이번에는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유사수신 행위를 전국 단위로 벌이고 있다. 전국 조직책을 갖추고 최근에는 SNS와 밴드를 개설, 수천명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돈스코이호 금괴 사기 사건 '신일 골드코인'을 주도했던 신일그룹이 핀테크 간편결제 플랫폼 '유니페이'로 불법 다단계 사업을 시작했다. 이미 유사수신 등 금융사기로 적발돼 주범이 구속됐지만 수천명 피해가 발행한 페이류와 비교하는 테이블까지 제시하며,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신일 골드코인에서 TSL코인, 유니버셜 코인, 최근에는 유니페이로 브랜드를 변경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유니페이는 88%의 캐시백을 제공하고 유니버셜 국제 거래소를 통해 즉시 현금화가 가능하다고 소개한다. 소개한 사람이 충전하면 충전 금액의 20%를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결제가 이뤄지면 사용액의 88%를 크레딧으로 캐시백 해준다고 밝혔다. 회원은 물품 구매나 결제시 100만원 제품을 12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플랜도 다수 담겼다. 한 회원 계정당 최초 100만원을 충전하면 입금 시 마법의 7.5배 태환 기능을 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88만원 충전하면 7.5배를 적용 672만원 크레딧을 준다는 것이다. 이 달 10일 암호화폐거래소인 라쿠엔거래소에 유니페이가 상장되며, 670만 자영업자 일자리 창출에 상용화 비전이 있다고 밝혔다.
유니페이 밴드를 직접 확인한 결과 모두 사실과 달랐다. 주로 금융지식에 어두운 노년층을 타깃으로 다단계 모집을 벌이고 있었다. 최근에는 보너스 코인을 추가로 지급하겠다며 하위 투자자 모집이 진행 중이다. 현재 비공개로 운영되는 유니페이 밴드 회원만 1300명이 넘었고 채팅방에도 750여명이 활동 중이다.
전국에 약 39개 지사를 설립하고, 최근에는 실적이 좋은 모집책 대상으로 승진자를 발표하는 등 구체적인 실적과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모집책별로 50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투자유치를 한 모집책 명단까지 밴드에 공개했었다. 현재 이 명단은 밴드에서 삭제됐다.
유니페이 피해자는 “전국 모집책을 동원해 6차에 걸친 세일 판매를 진행했고, 현재도 추가 세일을 진행 중”이라며 “주로 밴드를 통해 대박투자건이라며 투자를 권유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간편결제업체들은 유니페이가 국내 간편결제 시장 브랜드를 훼손할 것을 우려, 금융당국에 신고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섰다. 최근에는 유니페이 피해가 증가하자, 처벌을 요구하는 유니버셜 반대 밴드까지 등장했다.
한 간편결제업체 대표는 “페이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금감원에 신고를 했지만 수사권이 없어 선제 대응이 힘들다고 한다”며 “핀테크 붐을 악용한 이런 행위에 대한 근절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단독 수사 권한이 없다보니 경찰 조사를 통해 불법 유사수신행위를 밝힐 수밖에 없다”며 “모니터링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불법 다단계 금융사기를 원천적으로 근절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불법금융대응단도 100% 물증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불법 유사수신행위로 처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