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프랑스가 전기차용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를 위해 수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는데 합의했다. 전세계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면서, 한국과 일본·중국의 배터리 시장 독주를 막겠다는 전략에서다.
![독일·프랑스,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7조원 투자 합의..."한중일 배터리 독주 막겠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905/1183048_20190504103814_232_0001.jpg)
2일(현지시간) dpa통신·AF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의 페터 알트마이어 경제에너지부 장관과 프랑스의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장관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기차용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해 공동으로 50∼60억 유로(6조5000억∼7조8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컨소시엄 프로젝트는 유럽의 주요 국가가 출자해 성공시킨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의 이름을 따서 '에어버스 배터리'로 명명됐다.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아시아 기업들이 선도하는 데 대해 위기의식을 갖고 유럽 국가들의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해왔다.
르메르 장관은 “이번 투자 약속은 유럽이 두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에 기술적으로 의존할 운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EU 집행위원회의 마로스 세프코비치 부위원장은 “4∼5년 내로 유럽의 배터리를 생산하려면 시간이 촉박하다”면서 EU가 12억 유로(1조5600억 원)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자동차와 에너지 분야의 35개 기업이 이번 프로젝트에 40억 유로(5조2000억원)를 분담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이번 컨소시엄은 2023년까지 독일과 프랑스에 1500개의 일자리를 보유한 공장을 한 개 씩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지난달 30일 독일과 프랑스 정부가 배터리 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을 허가해달라는 서한을 EU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독일 도시 카이져슬라우더른에 있는 자동차 기업 오펠 공장이 배터리 생산 공장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스와 영국·독일 등은 최근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전기차로의 이행을 독려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BMW, 다임러 등 유럽 완성차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전기차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는 세계시장에서 EU의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