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용의자의 아내가 남편의 진실을 추적해간다!
2년 동안 코마상태에 빠져있던 살인사건 용의자 한태현의 아내 이서린이 남편의 진실을 추적해 가는 케이스릴러의 일곱 번 째 작품 ‘붉은 열대어’가 화제다.
“우린 거길 대숲이라고 불렀지. 나쁜 짓 하기에 딱 좋은 곳이었거든.”
“한 번도 남편을 의심해본 적 없습니까?”
신도시 개발로 지어진 지곡동. 모든 게 완벽해 보이는 그곳에서 한 달 간격으로 세 명의 여성이 살해된 채 발견된다. 같은 범행 수법에 비슷한 나이대의 피해자들. 옷과 지갑이 그대로였으며, 성폭행 흔적도 없다. 돈도 치정도 아닌 살인사건.
제3의 이유로 살해된 이들에게 언론의 조명이 쏟아진다.
안정된 주거지역이었던 곳은 연쇄살인사건 지역으로 변모하고,
지곡동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곡고등학교 특별활동 강사 한태현이 지목된다.
세 번째 피해자가 한태현에게 공예수업을 받았으며, 그의 연락을 받고 집을 나갔다가 변을 당했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 사이에서 한태현이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소문이 전해지며 그는 연쇄살인범으로 낙인찍힌다.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수사를 받던 중, 한태현은 자신의 아내 이서린과 함께 추락 사고를 당하면서 혼수상태가 되고, 두 사람은 코마상태로 깨어나지 못한 채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다. 그리고 4년간의 기억을 잃은 채 이서린이 홀로 깨어난다.
이서린은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한 기자와 작가로부터 사건과 관련된 파일을 얻게 되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범인의 소행으로 보이는 살인사건이 일어나며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시작된다. 그녀의 남편은 누명을 벗을 수 있을까?
그녀에게 남편은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언제나 상냥했고, 변함없이 다정한 사람. 그렇게 믿었던 남편에게서 점차 불안과 의심의 고개가 싹을 트기 시작한다.
연쇄살인범으로 낙인찍힌 남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남편의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의 흔적들을 찾아다니는 서린. 그녀는 확신을 얻기 위해 남편의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아리송한 대답만 돌아올 뿐, 그녀에게 무언가를 숨기는 것 같은데...
“태현 씨에 대한 확신이 필요해.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확신.”
내가 목격자가 아니라는 확신.
태현이 살인자가 아니라는 확신.
모든 게 오해였고, 우리는 피해자였다는 확신이.
‘저는 그 사건의 생존자에요.’
‘한태현을 사랑해요?’
‘그 안에 든 게 내가 아는 한태현이에요.’
이 소설은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직접 행동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코마상태로 잠들어 있을 뿐이다. 대신 용의자의 아내가 살인사건과 남편의 진실을 파헤치며 진행된다. 4년간의 기억을 잃은 아내 이서린이 하나씩 하나씩 잃어버린 퍼즐 조각을 맞추어 나가듯 숨겨진 진실을 밝혀가는 동안 그녀와 함께 서늘한 스릴러와 서스펜스를 느끼게 된다.
밝혀진 사실과 숨은 진실, 그 경계에 서게 된다면 우리는 보통 밝혀진 사실에 의존하게 된다. 왜냐하면 숨은 진실의 문을 여는 것은 너무도 두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미지의 세계로 발을 들이는 게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붉은 열대어’는 사실과 진실 사이에서 서성이던 한 여자가 어떻게 다리에 힘을 주고 위험한 문을 열어젖히게 되는지, 리얼한 심리와 파편의 증거들을 통해 독자를 서서히 몰입시켜 나간다.
저자소개
김나영
동국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토리작가데뷔프로그램에 선정되어 ‘붉은 열대어’를 집필하고 스릴러 소설 작가로 데뷔했다. 케이스릴러 심사 선정위에서는 이 작품의 매력을 한마디로 ‘창백한 온기’라고 명명했다. 그것은 하나의 세계이기도 하다고 했다. 창백하지만 차갑지 않고, 그런 정서가 서스펜스와 묘하게 어우러진다면 그것 자체가 작가의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 지은이·김나영
| 펴낸곳 (주)고즈넉이엔티
| 272쪽 | 1만3천원
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