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크리, 실리콘카바이드(SiC) 생산 확대·연구개발에 10억달러 '뭉칫돈'

크리와 자회사 울프스피드 로고.<사진=크리 홈페이지>
크리와 자회사 울프스피드 로고.<사진=크리 홈페이지>
크리 SiC 10억달러 투자 계획.<사진=크리 홈페이지 갈무리>
크리 SiC 10억달러 투자 계획.<사진=크리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 발광다이오드(LED) 업체 크리가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투자를 대폭 강화한다. 미래 반도체 소재로 각광받는 SiC에 일찌감치 투자해 자동차, 5G 시장 등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크리는 7일(현지시간) SiC 생산을 위한 팹 증가와 관련 비즈니스 창출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SiC 이후 웨이퍼 소재까지 고려해 질화갈륨(GaN) 웨이퍼 연구개발에도 투자한다.

2024년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크리가 생산하는 SiC 웨이퍼와 재료는 2017년 1분기보다 30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우선 크리 본사가 위치한 노스캘로라이나 더럼(Durham) 캠퍼스에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200㎜(8인치) SiC 제조 시스템을 새롭게 짓는데 4억5000만달러를 투자한다. 150㎜(6인치) SiC를 생산하던 기존 공장보다 18배 넓은 면적이다. 공장은 전면 자동화 설비를 갖춘다.

이와 함께 기존 공장을 SiC 재료를 생산하는 설비로 전환하는데 4억5000만달러를 사용한다. 나머지 1억달러는 관련 비즈니스와 연구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다.

SiC는 기존 반도체 웨이퍼로 사용하던 실리콘보다 부피가 작고 열에 강한데다 에너지 효율까지 좋아 차세대 전장 부품과 항공·우주 소재로 각광받는다. 중국, 일본,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Si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최근 스위스 반도체 회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SiC 생산업체 노스텔 AB사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반도체 회사가 SiC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만큼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SiC는 IT 업계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소재였지만 최첨단 기술을 요구하는데다 생산량까지 적어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크리는 새로운 설비를 갖추게 되면 SiC 제조비용을 3분의 1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렉 로 크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자동차와 통신 인프라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항상 SiC 공급이 부족했다”며 “이번 대규모 투자로 앞으로 전기차 충전 시간을 줄이고 5G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는 울프스피드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SiC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울프스피드 인수에 관심이 있었다는 풍문이 돌 정도로 이목을 끌고 있다.

크리는 지역사회 고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크리 관계자는 “지역 사회 4년제 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직업 훈련을 진행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인력을 양성해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