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임페리얼' 브랜드를 매각하며 구조조정·희망퇴직을 단행한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노사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사측은 희망퇴직을 마무리 짓고 임금 규정을 기존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변경하고 단체협약을 시작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지만 노조는 납득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집중 교섭회의를 가졌다. 그 결과 회사는 퇴직금 외 희망퇴직 위로금 3000만원 추가 지급을 결정했고 이를 수긍한 대부분의 직원들은 회사를 떠난 상황이다.
현재 남아 있는 희망퇴직 대상자는 10명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의 전원 지급 약속과 달리 중앙노동위의 조정 전 희망퇴직을 신청한 5명과 팀장급 인원 약 20명은 위로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이 일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 1월 임페리얼 매각을 공식 발표 하며 노조와 협의 없이 대규모 인력감축 계획을 통보 했다. 기간은 열흘 간으로 한정했고 당시 정규직 221명에서 127명을 감원해 94명으로 직원수를 줄일 계획을 밝혔다.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위로금은 회사 단체협약에 준하는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최대 69개월치 임금을 지급한다는 조건이었다.
당시 노조는 “회사에서 진행하는 것은 희망퇴직이 아닌 일방적 해고”라며 “이 같은 부당한 구조조정은 절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후 사측은 잔류인원을 94명에서 6명 늘린 100명으로 제시했지만 노조의 반발은 더욱 거셌고 노동법 위반 등과 관련해 추가 고발도 진행했다. 각종 고발과 부당노동행위 관련 추가 기소 등이 진행되자 회사측은 중앙노동위의 집중교섭을 받아들인 것이다.
희망퇴직에 합의한 직원들은 3월말과 4월말 두차례에 걸쳐 약 110명의 직원이 퇴사했다. 이들 중 약 40여명은 임페리얼 판권을 넘겨받은 김일주 회장이 설립한 드링스 인터내셔널로 자리를 옮겼고 남은 희망퇴직 대상자들은 대기발령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사업부진에 책임을 지는 경영진은 없고 직원들 정리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석연찮은 프랜드 위탁 판매로 직원들을 대거 내보냈지만 현재 회사 상황을 볼 때 1~2년 뒤 또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분위기를 추스려 새로운 마케팅과 영업 활동에 나섰다. 7일 인터내셔널 브랜드 '로얄샬루트'의 새로운 광고 영상을 공개하고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 되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노조와의 갈등, 인터내셔널 브랜드 매각 등 결국 한국시장 철수를 위한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