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두꺼운 충전케이블을 로봇이 대신 들어 충전해주고, 전기 도전(전기 무단 사용)과 과열·화재까지 예방해주는 똑똑한 충전기가 등장했다. 국내 전기차 도입이 확산되면서 전치차 충전기도 함께 진화하고 있다.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충전기 업체 모던텍은 무인 충전 로봇시스템을 공개했다. 이 충전기는 전기차 배터리의 대용량화로 초고압의 전기를 사용하는 초급속(100㎾ 이상) 충전기가 확산되면서 대용량·고전압의 충전설비로 부터 사용자의 안전과 편리성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됐다.
이미지 센서를 장착해 로봇이 전기차의 충전구를 확인한 후 좌표(위치·이동경로)값을 기억한 다음, 로봇이 충전기의 충전케이블을 찾아 차량 충전구에 탈착하는 방식이다.
로봇이 충전을 대신하기 때문에 고전압 충전 위험을 회피한다. 차량 한대 충전을 마치면 로봇이 충전케이블을 제거해 다음 차량의 충전을 돕는다. 이 때문에 별도의 인력이 투입되지 않고도 다른 차량의 연속적인 충전이 가능하다.
김성두 모던텍 대표는 “이 로봇은 사람이 직접 충전 케이블을 연결·제거할 필요가 없는 무인 충전시스템으로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에도 유용하다”며 “아직은 고가설비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격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 도전과 화재를 예방하는 콘센트형 충전기도 등장했다. 지오라인이 개발한 이 충전기는 콘센트 내부온도가 70도에 달하면 경고음을 5분 동안 낸 뒤 전원을 차단하고, 80도일 때는 즉시 전원을 차단한다.
충전기는 충전하거나 일반 전기제품을 사용할 때만 동작하기 때문에 대기시간에 따른 전력 손실이 없다. 콘센트 사용 중에만 화재예방 알고리즘이 동작한다. 또한 계량기 기능을 장착해 충전에 따른 과금이 가능한 공용충전기로 설계됐다. IP54등급의 방수·방진 기준을 획득해 야외설치는 물론 주차장 내 미세먼지 퇴적으로 인한 발화나 과열사고까지도 예방한다.
조성규 지오라인 “시중에 나온 콘센트형이나 이동형 충전기와 달리 임베디드형 계량기를 내장해, 공동주택에서의 모자분리가 가능한 몇 안되는 제품이다”며 “설치비와 충전기 가격도 기존의 충전기보다 10% 이상 저렴하다”고 말했다.
국내 출시된 콘센트형 충전기와 이동형 충전기 중에 국가 전기사업법 계량기 기준에 통과한 건 지오라인과 파워큐브, 매니지온 제품에 불과하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