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경제를 옥죄는 무역분쟁 향방을 놓고 담판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추가 관세를 언급한 이후 중국 정부도 보복 관세로 대응의사를 밝히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정부는 우리나라에 미칠 경제 영향을 분석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를 대비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장관급 대표단은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 협상단을 이끄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워싱턴에 머문다고 밝혔다. 미국 협상단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이 이끈다.
핵심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공격이 실제 집행될지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트윗에서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적용하는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경고했다. 관세 인상 시점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10일 0시 1분부터다.
중국은 미국 관세가 집행된다면 보복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중국 상무부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관세 인상시) 필요한 대응조치(countermeasures)를 취해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관세 부과가 되면 작년 12월부터 휴전을 이어온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전면전으로 치닫게 된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각각 2500억달러, 1100억달러 규모 상대 수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 인상뿐만 아니라 나머지 전체 수입품에 대한 25% 추가관세 부과안까지 계획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점화하면 가뜩이나 성장 둔화에 시달리는 세계 경제를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세계무역기구(WTO) 등은 올해 경기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무역 전쟁을 지목한다.
국내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가 미중 무역분쟁 상황을 예의주시한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높아 미중 분쟁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수출의 24% 정도를 중국에 의존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중국에 원·부자재를 많이 수출하고,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도 있다”며 “미국이 중국이 관세를 부과한다면 우리나라도 전반적으로 수출이 축소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수 있어 정부를 중심으로 선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 주식시장은 물론이고 전반적인 무역환경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중국의 (시진핑) 체제를 지목했기 때문에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 우리로서는 새로 대두되는 보호무역주의 상황을 엄중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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