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이 학생 관리와 정책 결정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한다. 대학이 AI를 이용해 지식 전달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수요자인 학생 요구를 최우선 파악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한다.
광운대와 영남대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AI 기반 학생 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광운대 AI 서비스는 중도 탈락 위험이 있는 학생을 선별, 선제 관리한다. 대학생활 적응을 돕는 맞춤형 학생 상담 지도도 AI가 지원한다.
입학데이터, 핵심역량진단·학습성향검사·심리검사 등 학생 진단 데이터, 학업성적(평점, 성적 증감률), 학습행동데이터, 기타 학교생활 데이터(도서대출 현황, 비교과 활동 참여) 기반으로 학생 관리를 체계화할 방침이다.
광운대는 AI를 대학 전반에 걸친 의사결정에도 활용한다. 유지상 총장은 “학생의 특성과 변화 추이를 분석해 학생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설계, 재정 투입 등 전반적인 의사결정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대도 유사한 AI 기반 학생 관리 서비스를 연말에 도입한다. AI가 학생의 출신 고등학교, 수강한 교과, 강의실 위치, 취업한 기업 등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서 맞춤형 취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강의가 도움이 되는지, 특정 직장에 먼저 입사한 선배는 누가 있는지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진로를 정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적성에 맞는 직업 정보도 조언한다. 영남대는 우선 취업 위주 서비스를 제공한 뒤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길수 영남대 총장은 “학생이 수강한 강의와 취업한 업종, 기업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등 다양한 정보가 AI를 통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정책 결정 과정도 AI 기반으로 바꾼다. 서길수 영남대 총장은 “그동안 대학 내 정책 결정은 총장의 '감'에 의존했지만 이제 데이터 기반으로 정확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AI 도입 확산은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기존 교육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 총장은 “대학생 데이터를 교직원이 일일이 분석하기 어렵고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불가능, AI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광운대 유 총장은 “미래 대학 교육에서는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수요자인 학생과 사회 요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