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술표준원이 전기차 이용 환경 개선을 위해 지금보다 8배 빠른 초급속 충전 표준화에 나선다. 국제 표준 대응과 함께 국내 전기차 환경까지 고려해 안전성과 편의성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원장 이승우)은 9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4회 전기차 국제표준 포럼'을 개최했다. 행사는 국표원 주최로 전자신문과 자동차공학회·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차세대 고속 충전방식의 국제표준 현황과 기술 동향을 업계와 공유하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고출력 충전방식'에 대한 표준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전기차(배터리 용량 60㎾h 기준)의 경우 급속(50㎾급) 충전 시 약 80분이 소요되는데 이를 400㎾급 초급속 충전기를 이용해, 충전시간을 12분으로 줄이기 위해서다.
이상훈 산업부 표준정책국장은 “완성차, 충전기 업계 및 시험기관 등과 협의를 통해 전기차 관련 국제표준 제정에 적극 나서는 한편, 초고속·고출력 충전시스템에 대한 국가표준(KS)도 조속히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업계는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 증가에 따라 고속충전 HPC(High-Power Charging) 필요성에 공감하고, 현대차 등 산업계와 함께 국가표준 제정에 나설 방침이다. 국표원은 초급속 충전에 필요한 충전설비·충전케이블 열관리시스템과 고속충전용 케이블 표준화를 비롯해, 국제표준과 연계해 국가표준(KS)화를 추진한다. IEC 등 국제표준 진행상황과 충전시스템의 안전성 검증 등을 감안해 내년까지 고출력 충전시스템에 대한 KS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이날 포럼에는 유럽과 미국 등의 고출력 충전시스템 표준화 현황이 공유됐다. BMW는 한국과 유럽·미국에서 콤보방식 충전시스템의 사용이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350㎾급 이상 콤보방식의 표준 제정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또 일본 차데모협의회는 차데모방식과 콤보방식의 급속 충전시스템에 대한 비교분석을 통해 전기차 보급을 위해서는 사용자를 포함한 이해당사자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전기차 충전협의체(CharIN)은 고출력 콤보방식의 보급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고출력 전용 소켓·케이블이 필요성을 강조하고, 앞으로 트럭·버스·중장비·선박 등에도 메가와트(MW)급의 초고속 충전 표준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현대차는 '전기차 기술개발 및 고출력 충전 표준 대응 현황'에 대한 발표를 통해 고출력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를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금번 포럼의 결과를 반영해 전기차 고출력 충전방식을 국가표준으로 제정할 계획이며, 충전시간 단축을 통해 정부의 '2022년 전기차 43만대 보급 목표'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는 완성차 제조사인 현대차, BMW, 테슬라를 비롯해 국제표준을 담당하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와 차데모협의회, 국제 전기차 충전협의체(CharIN) 등 업계 전문가 200여명이 참석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