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우려에 코스피 3% 이상 급락, 원달러 환율 10원 이상 급등 '공포의 목요일'

9일 코스피지수가 3% 넘게 급락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급증하는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 기관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순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특히 기관은 지난해 5월 말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도 10원 넘게 오르며 금융시장 전반에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9일 코스피 지수가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 전일 대비 66,00포인트 하락한 2102.01로 장을 마감했다.
9일 코스피 지수가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 전일 대비 66,00포인트 하락한 2102.01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6.00포인트(3.04%) 내린 2102.01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97.18을 기록한 1월 1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10월 11일 98.94P(-4.44%) 하락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주가가 빠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8.22P(0.38%) 낮은 2159.79로 장을 열어 약세 흐름을 이어가다 장 막판 하락 폭을 더욱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6612억원, 외국인이 1876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 순매도 규모도 지난해 5월 31일 1조2383억원을 순매도한 이후 최대 수준이다. 개인은 8147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21.15P(2.84%) 내린 724.22로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907억원, 431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291억원을 순매수했다.

환율도 요동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0.4원 오른 1179.8원에 마감했다. 2017년 1월 16일 기록한 1182.1원 이후 최고치다. 약 2년 4개월 만에 연고점을 경신했다.

뉴욕증시 급락에도 비교적 선방했던 국내 증시는 이날 결국 직격탄을 맞았다. 7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7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65%, 1.96% 하락했다. 뉴욕 3대 지수 급락에도 8일 코스피는 0.41% 하락에 그쳤다. 10일 예정된 미중 무역협상이 다가오면서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는 형국이다.

문정희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 증대, 중국 위안화 약세,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등이 동반되면서 원화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10일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더욱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정상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관세율 상향은 피할 수 없겠지만, 다음 달로 예정된 G20정상회의까지 양국간 협상이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가장 높은 확률로 점치고 있다.

반면 무역협상 중단과 동시에 나머지 3250억달러 수입품 관세부과를 위한 절차가 개시된다면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은 더욱 거셀 것으로 풀이한다.

허진욱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무역협상 준단, 관세율 상향, 관세 부과품목 확대”라며 “이럴 경우 협상 재개 시점까지 글로벌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선호 심화국면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