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사립유치원 혁신 여세를 몰아 사학 혁신을 위한 칼을 빼들었다. 사립대 감사 기능을 강화하고 제보 내용 확인 때도 현장실사를 넘어 감사에 준하는 조사를 실시한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올해 역점사업으로 사학 혁신을 앞세우고 감사 업무를 확대한다.
유은혜 부총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 3년차부터는 교육신뢰 회복을 위해 사학 혁신을 본격 추진하겠다”면서 “신뢰회복, 교육개혁 모두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일관된 방향으로 한걸음씩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사학 혁신을 위해 주력하는 것은 감사 기능 강화다. 회계감사, 종합감사, 사안감사 뿐만 아니라 사립대학정책과나 전문대학정책과 등이 시행하는 조사도 감사에 준하는 활동으로 강화한다. 과거 제보가 들어왔을 때 담당자 한 두명이 현장 실사를 한 것과 달리 교육신뢰회복추진단과 함께 조사반을 구성해 대응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시정명령도 적극 내릴 계획이다.
제보가 잇따라 들어온 곳에는 종합감사를 추진한다. 교육부는 이달 말 세종대와 학교법인 대양학원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실시한다. 세종대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각종 비리 제보가 올라오는 등 감사 필요성이 제기됐다.
교육부는 다음달 '시민감사관'을 구성한다. 사실상 사립대를 겨냥한 것이다. 교육부 내부 감사와 함께 사립대 등 외부 감사로 영역을 넓혔다. 감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면서 공정성을 강화해 외풍까지 차단한다는 전략이다.
교육부는 올 들어 사립유치원 '에듀파인' 도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면서 국민 지지를 받았다. 이 사안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도는 80%에 달했다. 이해당사자가 다양한 교육 정책 역사상 유례없는 지지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고등교육 혁신과 맞물린 정부 재정 지원을 위해서는 사립대 공공성을 최우선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학 법인뿐만 아니라 부속병원의 회계 비리도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다. 교육부나 연구재단 사학진흥재단 등 다양한 기관이 사립대 감사를 실시했다. 기존에는 대부분 법인, 교비 감사를 하거나 사업에 따른 감사를 하다 보니 부속병원은 다루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최근 고려대가 처음으로 받은 회계감사에서 회계 비리로 지적된 상당수 사항이 부속병원에서 발생했다. 고려대 부속병원 교직원이 22차례에 걸쳐 단란주점 등에서 630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이 적발됐다. 고려대 의료원은 교원 27명에게 퇴직선물로 순금 30돈씩 지급한 뒤 구매비 1억5000여만원을 교비로 집행하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감사 인력이 제한적이다 보니 사립대 상당수가 회계 감사를 한 번도 받지 않은 곳”이라면서 “사학 비리를 잡지 않으면 고등교육 개혁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