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쇼룸을 앞세운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경쟁의 막이 오른다. 삼성전자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데이코 쇼룸을 6월에 개관한다. 국내 최초로 빌트인 가전 전용 쇼룸을 구성한 LG전자와 정면 대결을 펼친다.
삼성전자는 데이코 쇼룸인 '데이코 하우스'를 다음 달 정식 개관한다. 서울 대치동 삼성디지털프라자 메가스토어 옥상에 조성했다. 히든카드로 꼽히는 '옥상정원'과 더불어 복수의 해외 고급 가구 브랜드를 함께 배치, 프리미엄 쇼룸을 완성했다.
데이코 하우스로 인해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경쟁은 '단품'에서 '공간'으로 전환됐다. 양사는 쇼룸이라는 실물 공간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한편 사업 범위를 공간 디자인 영역으로 확장했다. 데이코 하우스는 기존의 가전 양판점이 아니라 모델하우스에 가깝다. 제품을 획일적으로 세우지 않았다. 이름 그대로 거주 공간을 연출했다. 생활공간 속에서 빌트인 가전이 녹아든 모습을 제시했다. 가전은 도드라지지 않는다. 공간과 가전 간 어울림을 보여 준다.
LG전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논현 쇼룸 역시 부엌 중심으로 실제 생활공간을 조성했다. 판매 형태가 좀 더 적극성을 띤다. 가전뿐만 아니라 이에 어울리는 고급 가구를 패키지로 판매한다. 고객 주거 공간에 맞는 가전과 가구 솔루션을 제안한다. LG하우시스 프리미엄관이 논현 쇼룸에 함께 입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쇼룸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브랜드 격돌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데이코 전용 쇼룸을 오픈하면서 삼성전자는 데이코 브랜드 알리기에 속도를 낸다. 데이코는 삼성전자가 2016년에 1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미국 프리미엄 주방가전 브랜드다. 삼성전자는 데이코를 자사 빌트인 가전 최상위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다. 이미 인테리어 전문 업체를 통해 국내 시장에 주방가전을 납품하고 있다. 데이코 하우스까지 열면서 올해가 데이코 확장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지난 2016년 독자 브랜드 시그니처키친스위트를 출범시켰다. LG전자 최상위 브랜드다. LG전자는 가전 사업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바탕으로 최고 실적을 구가하고 있다.
빌트인 가전은 업계에서 성장성이 보이는 분야로 꼽힌다. 대규모 주거단지 중심으로 수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신의 거주 공간을 개성 있게 꾸미려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세계 빌트인 가전 시장 규모는 약 460억달러로 추산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빌트인 시장은 약 1조원 규모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