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7년 만에 새 사무총장을 공모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표준 전문가가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IEC 사무총장은 위원회 실무 전반을 관리하는 최고경영자(CEO) 역할도 맡는다. 그간 네덜란드 등 서구권 국가에서만 사무총장을 배출했다. 지난해 IEC 부산총회 개최로 글로벌 전기·전자 표준 시장에서 우리나라 위상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인 IEC 사무총장이 나올지 주목된다.
13일 국가기술표준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EC는 내년 임기를 시작할 새 사무총장을 공개 모집하고 있다. 지난 3월 회원국에게 관련 사실을 알렸고 지난달 19일 관련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국내에서도 복수 표준 전문가가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계와 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모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표준 업계 관계자는 “IEC 사무총장 공모에 국내에서도 관련 전문가가 응모했다”면서 “정부를 통해 지원한 것은 아니고 개인 자격으로 다수 표준 전문가가 지원했다”고 밝혔다.
IEC는 전기·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세계에서 통용되는 표준·적합성 평가기준을 만드는 비정부 국제기구로 1904년 첫 회의를 열었다. 각국 의사를 집결한 IEC 표준을 발행하고, 이를 각국 국가표준에 반영되도록 권고한다. 전기·전자제품 품질·안전성을 확보해 국제무역과 시장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IEC 사무총장은 위원회 최고 집행위원뿐만 아니라 CEO 역할도 겸직하는 점이 특징이다. IEC 의사결정기구인 총회·이사회·집행위원회를 지원한다. IEC 운영 전반을 관리하면서 IEC 전략적 방향도 설정한다.
IEC는 첫 회의 이후 7명의 사무총장을 배출했다. 최장 기간을 일한 총장은 47년간 IEC 조직을 관리했다. 1988년 이후 사무총장 3명 평균 재임기간은 10년이다. 3년 임기가 정해진 회장 직책과는 달리 장기간 조직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표준 업계 관계자는 “IEC 사무총장은 IEC가 설정한 전략과 방향을 이끌어가도록 운영을 지원한다”며 “한 예로 시스템 표준화에 대한 업계 요구가 있으면 IEC 작업에 잘 녹여내고 잘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 사무총장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기가 정해진 회장과는 달리 임기도 없다”고 덧붙였다.
IEC 첫 회의가 열린 이후로 사무총장은 네덜란드 등 서구권에서만 배출됐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부산총회를 개최하는 등 IEC 내부에서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 이번에 국내 표준 전문가가 다수 지원하면서 첫 동양권 사무총장이 나올지 주목된다.
표준 업계 다른 관계자는 “IEC 사무총장은 CEO 역할도 겸하기 때문에 조직 관리 능력을 엄격하게 파악한다”며 “한국인 사무총장을 배출한다면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좋다”고 밝혔다.
<표>역대 IEC 사무총장
자료: IEC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