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면담했다. 국내 총수가 미국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면담에서 신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롯데의 케미컬·호텔 사업 투자, 협력 등 방안을 논의했다.
롯데지주에 따르면 13일 오후 4시 15분 백악관에 도착한 신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약 40분 대화한 뒤 4시 56분께 외부로 나왔다. 면담은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진행됐다. 조윤제 주미대사, 김교현 롯데화학BU장, 윤종민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 매슈 포틴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신 회장과의 면담 사실을 먼저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롯데 신 회장을 백악관에서 맞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롯데는 루이지애나에 31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최대 규모 대미 투자이고, 미국 국민을 위한 일자리를 수천개 만들었다”면서 “한국 같은 훌륭한 파트너들은 미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9일 준공한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한 에탄크래커 공장에 관해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투자에 대해 고맙다고 화답하고 생산품에 관해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사업 현황과 롯데뉴욕팰리스호텔 사업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투자였다며 오랜 전통의 훌륭한 건물이니 잘 보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양국의 관계 강화를 위한 방안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지난 9일 루이지애나주 에탄크래커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투입된 사업비는 총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대미 투자다. 역대 한국 기업으로는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도 롯데의 투자를 적극 환영하며 실비아 메이 데이비스 백악관 전략기획 부보좌관을 준공식 현장으로 보내 축전을 전달하기도 했다.
롯데 관계자는 “현지 상황을 고려해 에틸렌 40만t을 추가로 생산한다는 계획을 타진하고 있다”면서 “화학 분야 이외에 호텔 사업 분야에서도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1991년 롯데상사가 처음 미국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앨라배마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생산기지, 롯데뉴욕팰리스호텔, 괌 공항 롯데면세점 등으로 미국에 진출했다. 롯데케미칼, 롯데면세점, 롯데호텔,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상사 등 5개사가 사업을 맡고 있다. 총 투자 규모는 40억달러를 넘어섰고, 매년 북미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