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1분기 역대 최악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을 두고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분기 원전 이용률 54.9%에서 올 1분기 75.8%로 늘어났기 때문에 '원전'과 '한전 실적'을 연관 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14일 “원전 이용률은 한전 1분기 실적에서 오히려 적자 폭을 줄이는 효과를 냈다”며 “한전 실적 악화 요인은 판매 수익이 감소하고 전력구입비가 증가한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1분기 미세먼지 영향으로 석탄발전이 줄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늘면서 한전이 민간발전사에 지불하는 전력구입비가 증가, 적자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NG 발전을 늘리는 시기에 국제연료가격이 상승한 것이 주요 요인이라는 강조했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발전용 LNG가는 1톤당 76만7000원이었지만 올 1분기 87만원으로 13.4% 상승했다. LNG 공급단가에 적용되는 유가는 국제 현물 시세와 평균 5개월 시차가 발생, 1분기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시세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1분기 LNG 전력구입비는 전년 동기 대비 2000억원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는 탈원전과 한전 실적 악화는 일부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00억원 적자가 났다는 점만 볼 것이 아니라,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하기 전 한전이 12조원 이상(2016년 기준) 실적을 냈을 때와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국가 에너지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 공급'으로, 주요 에너지원 연료가격이 상승하더라도 다른 발전원이 보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갖춰져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전 실적 악화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여부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한전의 1분기 최악 적자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 전기요금 인상은 논의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10.9%까지 인상할 순 있지만, 현 정권 내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논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은 당장 논의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정부와 협상 여지를 남겨뒀다.
김갑순 한전 재무처 처장은 “전기요금 인상은 당장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향후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전기소비 구조, 한전 재무 영향 등을 고려해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환경을 지속 모니터링한 후 비용절감 등을 통해 재무개선을 추진할 것”라며 “이는 안전강화를 지속한다는 것이 전제다”라고 덧붙였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