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올 1분기에 사상 최악의 실적을 냈다. 그동안 적자 요인으로 꼽혀 온 원전가동률은 상승했지만 또 다른 전력 원가 요인인 액화천연가스(LNG)의 공급 가격이 오르면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한전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5조2484억원, 영업적자 629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올 1분기 영업적자 6299억원은 사상 최대 손실 규모다. 2011년(4757억원)에도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지만 올해보다는 적었다. 당시는 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던 때였다.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한전의 영업 실적은 더 참담하다. 영업적자만 2조4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1조4000억원 대비 약 1조원 늘었다.
한전 측은 1분기의 대규모 적자 요인으로 전력 수요 감소에 따른 전기 판매 감소, 미세먼지 저감 및 화력발전 비중 축소에 따른 LNG 구입 전력비 상승 등을 꼽았다.
매출도 약 4576억원 줄었다. 이는 올 1·2월 날씨가 예년에 비해 따뜻했고, 평창 동계올림픽 기저 효과로 말미암아 전기판매 수익이 3000억원 안팎 줄었기 때문이다.
영업적자의 주원인은 연료 가격 상승이다. 전력 수요 감소로 민간 발전사로부터 구입한 전력량은 약 0.7% 줄었지만 LNG 등 국제 연료가 상승의 영향으로 발전 단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발전용 LNG 가격은 1분기 톤당 87만원으로 전년 1분기(76만7000원) 대비 13.4% 상승했다.
한전 측은 “발전용 LNG 공급 단가에 적용되는 유가 변동 가격은 국제 현물 시세와 평균 5개월 시차를 두고 발생한다”면서 “올 1분기 유가에는 지난해 3분기의 배럴당 74.3달러가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LNG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전력 시장 가격은 16.1% 올랐다.
그동안 주요 적자 요인으로 꼽혀 온 원전가동률은 1분기에 75.8%까지 올랐다. 대규모 계획 예방정비 기간 종료로 원전이용률은 지난해 1분기의 54.9%와 비교해 20.9%포인트(P) 상승했다.
한전은 2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장담을 못하고 있다.
김갑순 한전 재무처장은 “원전이용률 상승이 경영 실적 개선에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최근 다시 유가와 환율 상승 등 대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 대외 환경을 모니터링하는 등 재무 개선 추진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전 연결기준 1분기 실적 추이] (단위:억원)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