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수출 하이패스…검역 대신 QR코드로 통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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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 관문이 넓어진다. QR코드 형태 라벨 하나만 제품에 붙이면 길게는 두 달씩 걸리던 사전 검역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중국 정부는 라벨 부착을 강제할 계획이다.

중국 검사인증 그룹(CCIC, 이하 중검그룹)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입상품 이력추적제' 사업을 추진한다. 식품 안전성 및 제품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국 대행사 아이시드에 라벨 부착 역할을 맡겼다.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르면 이달 말 농·수산물과 식품에 먼저 적용한다. 내년 중 화장품으로 확대한다. 식음료를 포함한 전체 소비재로 넓힐 예정이다. 중검그룹은 올해 중 농·수산물과 식품에 라벨 부착을 강제할 방침이다.

대중(對中) 수출 기업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통관 절차가 간소화되기 때문이다.

중국 수출품이 세관에 도착하면 사전 검역을 받아야 한다. 무작위 검사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입된 제품이 당초 신고 내용과 맞는지 등을 살펴보는 과정이다. 평균 45일이 소요된다. 두 달씩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때 제품을 보관하는 기간만큼 창고 사용료가 발생한다.

라벨이 붙어 있으면 이런 절차가 모두 생략된다. 세관 직원은 모바일 기기로 라벨 고유 식별 번호를 찍어본 뒤 허가받은 제품인 것으로 확인되면 곧바로 통과시킨다. 라벨은 제품 종류에 따라 세 종류로 발급된다.

중검그룹은 한국에서 사전 검역을 받도록 했다. 국내에 담당자 190여명을 파견 보냈다. 검역 신청이 들어오면 현장에 나가 제품 상태를 진단한다. 출장비로 5000위안(한화 86만원)을 받는다.

중검그룹은 중국 감독검사 검역국(AQSIQ)으로부터 허가받은 검사인증 기관이다. 직원 2만여명이 속해 있다. 중국에서 유통하는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이력추적제를 시행 중이다. 식품, 위조품 사고가 끊이지 않자 중국 정부가 꺼내든 자구책이다. 이력추적제 일환으로 라벨 부착 사업이 이뤄졌다.

라벨은 식품 안전과 제품 신뢰성을 보증한다. 중검그룹으로부터 의뢰받아 아이시드가 독자 개발했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플로팅 홀로그램 기술 기반 QR코드다. 라벨 내부 글자당 최대 600장씩 사진이 조합됐다.

대중 수출에 필요한 시간,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짧은 유통기간 탓에 중국 진출이 어려웠던 식음료 업계에 물꼬가 트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수출 24% 정도를 중국에 의존한다. 아이시드는 17일 서울시 양재동 aT센터에서 이력추적제 주제 설명회를 연다.

최경군 아이시드 대표는 “국내 기업이 새 제도를 적극 활용, 원활한 중국 수출이 가능하도록 돕겠다”며 “향후 식품 위생 검사 업무도 대행할 목표”라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