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암 진단 스타트업, 정부 규제·투자 자금난으로 이중고 직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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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성장세를 이어가던 중국 스타트업이 정부 규제와 투자금 확보 어려움에 직면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활기를 띤 반면 정부는 새로운 규제를 통해 성장 속도에 제동을 가한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중국 정부는 AI 암 진단 기업에게 새로운 규제를 가했다. AI를 활용한 진단 제품을 CT 기기로 분류해 이와 동등한 의료 기기 인증을 받도록 한다. 약 1년이 넘게 걸리는 과정으로, 아직까지 인증을 신청한 8개 기업 중 절차를 완료한 곳은 없다.

신규 인증은 기업에 비용 부담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진단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비용과 더불어 인증 절차를 밟을때마다 약 4만 위안(약 688만원) 비용이 든다.

늘어난 규제 절차와 비용으로 신규 헬스케어 기업 대부분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만성질환 진단 기업 슈칸 테크놀로지는 지난 2월 2000만 위안(약 34억원) 투자 금액을 확보했지만 40만여개가 넘는 폐 질환 분석 이미지 알고리즘과 인증 절차로 인해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년간 3000만 위안(약 51억원)을 투자받은 임상시험 이미지 업체 딥와이즈도 200개 병원을 대상으로 한 보고서 작성과 시스템 투자 비용으로 수익을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KPMG에 따르면 최근 2년간 12개가 넘는 중국 의학 진단 스타트업은 머신러닝 기술과 영상 이미지 확보 기술로 약 1억2400만 달러(1476억원)을 투자받았다. 세계에서 발생하는 투자금액 중 전체 4분의 1을 차지하는 비용이다. 투자자는 암을 인지하는 AI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중국은 환자 수에 비해 의료진 수가 적고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의료 시장이 지속 성장세다.

중국은 지난해 14개 유니콘 기업을 확보할 정도로 최근 첨단기술에 대한 투자가 활발했으나 전반적인 경기 하락세와 경제적 리스크 부담이 맞물려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이번 규제로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하락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벤처기업 전문가는 AI 회사 중 90% 정도가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홍 신 인공신경 분석 업체 12 시그마 총괄은 “중국의 유명한 병원과 50개가 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이미 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향후 인증절차로 기업에게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늘어나는 규제는 기업이 환자 데이터·의료 정보 확보에 어려움을 발생시켜 시장에서 이익을 창출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다교기자 dk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