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과 의학을 함께 배우고 기계과 학생이 용접기술을 배우는 융합교육을 선도하는 곳.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융합형 미래 기술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는 폴리텍대학 원주캠퍼스와 강릉캠퍼스를 찾았다.
16일 원주캠퍼스에서 만난 이석행 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융합은 시대의 흐름”이라며 “빠른 트렌드 변화에 지속 적응해야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과 산업의 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주캠퍼스 '의료공학과'는 의학과 공학이 어우러진 기술 융합 대표 사례다. 전자계열 'ICT의료전자'와 기계계열 '의료기기설계' 두 직종 학생이 함께 프로젝트를 하며 학습 효과를 높인다. 의료기기설계 학생이 의료기기 본체를 설계·제작하고, 의료전자 학생은 내부에 들어가는 프로그램 회로를 설계해 시제품을 만든다.
기본적인 의료지식 습득을 위해 의공학, 재활공학 등 이론 수업과 KGMP(한국우수의약품 제조기준) 인증 관련 학습도 한다. 1년간 강도 높은 과정을 거치고 나면 의료기기 시제품 제작 단계까지 역량을 갖춘다.
일본에서 문화재 과학을 전공한 주소희씨는 귀국 후 지난 3월 원주캠퍼스에 입학해 3D 캐드 등 교과 학습과 함께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주 씨는 “설계 기술은 의료기기 분야 외에 다른 분야에도 활용이 가능해 기술만 있다면 진로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광래 원주캠퍼스 학장은 “폴리텍 프로그램은 설계부터 제품 제작과 유지보수를 할 수 있는 융합 기술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문한 강릉캠퍼스는 2013년부터 융합교과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융합교육 원조 캠퍼스다. 융합 인재를 원하는 기업 수요를 충족시키고 전공 경계를 뛰어넘는 전략적 취업 교육을 선도하는 곳이다.
학생이 타 전공교과를 배울 수 있게 교과를 구성했다. 정보통신·설비 전공 학생이 전기 기술을 익히고 기계과 학생이 용접을 배운다.
융합교과를 운영하기 위해 공동실습실을 조성해 학생들은 실습실마다 지정된 지도교수로부터 수업을 받는다.
강릉캠퍼스는 학과 경계 없이 다른 학과 정규 수업을 지도하고 야간에 학과 종목 기술자격시험에 응시하는 타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기교육을 실시했다. 지난해 융합교과 운영학과 졸업생 166명 중 68명(41.0%)이 이종자격증을 취득했다.
조재용씨는 융합교과제도를 통해 전자통신과 재학 중 8개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전기기능장 시험에도 합격했다. 지난 1월 풍력발전·기체연료 관련 기업체 명성파워그린에 팀장으로 취업했다.
우성식 강릉캠퍼스 학장은 “융합교과가 학생의 실무능력과 현장에서의 대응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취업경쟁력도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이석행 이사장은 “전통적인 칸막이식 학과 운영에서 벗어나 융·복합 학습이 가능한 실습지원센터 '러닝팩토리'를 올해 12개소로 늘려 융합 교육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주·강릉=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