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6월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한다. 한미 정상이 4월에 이어 두 달 여만에 또 한 번 머리를 맞대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꽉 막힌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초청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6월 하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방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외교경로를 통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2017년 11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한미정상회담은 올해 4월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정상회담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열린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8번째다.
고 대변인은 “양 정상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과 한미동맹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 백악관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차 현지 순방의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한다”며 “양 정상이 북한의 최종 검증되고 완전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긴밀한 공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 정상은 좀처럼 진전이 없는 북미 비핵화 협상 상황을 다시금 본궤도로 이끌기 위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이 지난 4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올린 것에 대해서도 정보를 공유하며 대응 방안을 협의한다. 북한이 FFVD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점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인 방한 일정은 추후 논의된다. 다음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를 마친 후 방한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게 점쳐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정상과의 회담결과를 토대로 한미정상회담에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방한 형식과 기간 등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릴 수 없다”며 “국빈방문인지, 실무방문인지, 공식방문인지에 대해서도 한미 간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정상회담이 공식 확정되면서 남북 접촉이 급물살을 이룰지 주목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북측에 4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여러 사안이 생기기도 하고 논의가 오가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여러분에게 밝힐 수 있는 사안이 있을 때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