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효율을 30% 더 높인 신형 배터리를 개발해 완성차 업체와 공급 협상을 하고 있다. 연내 양산까지 이뤄지는 일정이다. 계획대로라면 세계 최고 수준의 양산 기술을 확보하면서 중국·일본과의 기술 격차도 더욱 벌릴 수 있다.
삼성SDI가 49.5Ah(3.61V) 리튬이온 각형 배터리(이차전지) 개발을 끝내고 유력 완성차 업체와의 공급 협상에 들어갔다. 배터리 업계는 완성차와 공급 계약을 체결한 후 양산에 들어간다. 배터리 셀의 에너지 밀도는 BMW 최신형 전기차 'i3 120Ah(445wh/L)'보다 밀도가 55wh/L 더 늘어난 500wh/L다. 여기에 전기차에 장착하기 위해 셀을 '모듈화'시키면 에너지 밀도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배터리 모듈의 에너지 밀도는 369Wh/L다. 최신형 전기차 'i3'의 배터리 모듈(285wh/L)과 비교하면 30%나 증가했다. 1회 충전에 따른 주행 거리가 248㎞(환경부 기준)인 'i3 120Ah'에 이 배터리를 달면 적재 공간을 늘리지 않고도 320㎞까지 주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 방식인 각형(CAN) 외에 파우치, 원통형(규격 21700) 배터리보다 성능이 월등하다. 배터리의 양·음극제 기술 고도화와 공간 활용도를 높인 구조·설계 기술 등 다방면의 새 기술이 적용됐다는 관측이다. 특히 삼성SDI 소형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집적도 기술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16일 “양산까지 이뤄지면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크게 벌려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성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전압이 이전 배터리보다 0.06V 낮아 신형 양·음극 소재가 적용됐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배터리 제조사는 완성차 공급처 잡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주요 공급사는 LG화학과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등에 비해 수가 적다. 업계는 신제품이 삼성SDI의 부품 공급처 확대의 핵심 병기로 보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특정 고객사의 거래 정보는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면서 “소형 배터리 분야의 세계 최고 기술이 전기차용 중대형 제품 기술로 확대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