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 1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 매출액이 모두 세단을 넘어섰다. 올 하반기에는 초소형 SUV '베뉴', 팰리세이드 북미 출시 등이 예정돼 있어 SUV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현대차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1분기 SUV 매출액은 4조3853억원으로 승용차 매출액(3조8121억원)보다 5372억원(14%)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에서는 승용차 매출액이 2조328억원으로 SUV(1조8002억원)보다 5026억원 많았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SUV 수출액이 2조5850억원으로 승용차(1조5093억원)보다 1조757억원 많았다.
판매 대수를 기준으로도 1분기에 SUV가 18만4천588대가 팔려 승용차(16만6210대)를 앞질렀다. SUV는 내수 판매의 경우 5만9324대로 승용차(7만9647대)보다 뒤졌지만, 수출은 12만5264대로 승용차(8만6563대)보다 많았다.
차량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SUV의 판매 호조에 따라 현대차 본사의 매출액 증가율이 판매 대수 증가율보다 높았다. 1분기 판매 대수는 35만798대로 지난해 1분기(32만6534대)보다 7.4%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액은 8조19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조9553억원보다 17.8% 급증했다.
현대차 본사의 분기별 SUV 판매가 승용 모델을 앞지른 것은 지난해 4분기가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 SUV 매출액은 4조6109억원으로 승용(4조5406억원)보다 1.5% 많았다. 판매 대수로는 SUV가 20만8045대로 승용(20만7482대)보다 0.3% 많았다. 올해 1분기에는 SUV와 세단의 격차가 더 벌어져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가 처음으로 SUV가 승용을 추월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올해 승용 모델은 신형 쏘나타처럼 완전변경이나 부분변경 모델만 출시한다. 하지만 SUV는 엔트리급 베뉴와 제네시스 브랜드 첫 SUV인 GV80 등 신규 모델이 추가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말 출시한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올 하반기부터 북미 시장에 투입되고, 증산까지 결정되면서 SUV 매출액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팰리세이드는 출시 당시 설정한 연간 2만5000대 판매목표는 이미 이달 초에 넘어섰고 9만5000대로 상향 조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베뉴, GV80 등 새로운 차종이 등장해 성장세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