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NHN 회장, 학생 창업가 멘토 자처... 일대일 학생 창업 코칭

이준호 NHN 회장이 숭실대에서 창업에 관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준호 NHN 회장이 숭실대에서 창업에 관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준호 NHN 회장이 학생 창업을 위해 멘토로 나섰다.

20일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센터 벤처스튜디오에서 열린 창업 강연에서 이준호 회장은 “요식업계에서 백종원씨를 거치면 다 대박이 난다”며 “오늘 나도 IT업계의 백종원이 돼서 조언을 해주겠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는 창업에 관심이 많은 30여명 학생들을 대상으로 1시간 30여분간 진행됐다. 원래 더 많은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가 계획됐으나 이 회장이 학생과 깊이있는 대화를 하고 싶다고 요청해 소규모로 진행됐다.

이 회장은 “예전 숭실대에서 강의할 때 늘 묵묵히 열심히 자기 일을 하는 숭실대 학생들이 인상 깊어서 창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준호 NHN 회장이 숭실대에서 창업에 관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준호 NHN 회장이 숭실대에서 창업에 관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일대일 질의응답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주로 학생들이 준비 중인 사업을 공개하고, 이 회장이 조언을 해줬다. 한 창업 준비생의 사업계획을 듣고는 개발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너무 낮게 책정했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마케팅 비용을 간과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초기 창업자가 많다고 경고했다. 이준호 회장은 “요즘은 다 비슷한 기술과 물건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주 대단한 제품이 아닌 이상 트래픽이 많이 나오지 않으니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업계획서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써야 투자도 잘 받을 수 있으며, 추가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4차 산업혁명' '핀테크'와 관련된 질문이 쏟아지자 너무 유행에 휩쓸려 창업을 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준호 회장은 “핀테크가 유행한다고 창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높은 기술력과 돈을 필요로 한다”며 “우선 자기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강한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4차산업혁명이 사실 뭔지 모르겠다”며 “3차산업혁명은 어디까지라고 봐야 되냐”며 “반짝 유행을 따르는 토끼보다는 묵묵히 자기 갈길을 가는 거북이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준호 회장은 이날 창업자가 흔히 할 수 있는 전반적인 실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창업 성공을 위해서는 '기술'보다 '소비자'를 먼저 생각해야 강조했다. 그는 “보통 기술 창업자는 본인이 개발한 기술이 아주 훌륭하기 때문에 누가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시작하면 다 망한다”며 “창업 전 먼저 무엇을 얼마에 만들어서 누구에게 판매해야 할지를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판매 가격 또한 타깃 소비자에게 물어보고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창업 전 시장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구성원간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나는 감성이 메말라서 이성적으로 따지기 때문에 영업을 정말 못한다”면서 “하지만 영업 직원들은 30분 안에 형, 아우 관계를 만들 정도로 친화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개발, 영업, 사업 지원은 전혀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준호 회장은 △NHN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서비스책임자(CAO)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치며 NHN 경영 전반을 총괄했다.

현재 NHN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은 올해 초 숭실대 석좌교수로 초빙됐다. 이 회장은 1997년부터 2008년까지 숭실대 IT대학 컴퓨터학부 부교수로 재직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도 숭실대 학생과 교원을 위한 창업 강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