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료 상승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배달 주문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배달기사는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배달 대란'을 막아보겠다는 업계 자구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관심이 집중된다.
21일 음식배달 대행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한 달 평균 배달 주문이 1억5000만건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1억건에서 50%가량 성장한 규모다. 배민라이더스 월간 주문 수가 이달 기준 100만건에 육박한다. 지난해 6월 40만건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연일 신기록 행진이 이어진다. 바로고는 지난 12일 부처님오신날 하루 동안 20만건 상당 배달 주문을 처리했다. 지난해보다 배 이상 많아진 물량이다. 메쉬코리아도 지난해 12월 월매출 100억원을 넘겼다. 전년 동월 대비 168% 성장한 107억원을 수확했다.
주력 사업 영역으로 꼽히는 음식배달 시장이 최대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배달 주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으로 접수된 지난달 전체 주문 수는 약 3000만건이다. 지난해 7월 2000만건을 돌파한 뒤 1년도 채 안 돼 1000만건이 늘었다. 올해부터 공유주방이라는 새 시장도 열렸다. 최소 1조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편의점 배달과 같은 신규 분야도 계속 추가되고 있다.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불어나는 주문량을 감당하기가 버거운 상황이다. 전국에 배달기사 수는 3만~4만명 수준이다. 올해 10% 안팎 증가가 예상된다.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업계도 자구책을 내놓으며 대응한다. 배달기사 문턱을 낮추는 정책이 대표적이다. 메쉬코리아는 '부릉 프렌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를 활용, 근거리 배송을 맡기겠다는 전략이다.
배달 오토바이 구입 부담도 덜어준다. 리스 제도를 활성화한다. 배민라이더스는 신규 지입제 배달기사가 들어오면 첫 달 리스료와 보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올해 배달기사 2500명을 확보할 목표다. 현재 1300여명이 활동 중이다.
스파이더크래프트는 최근 리스료를 낮추기 위해 배달 오토바이 임대·리스 전문 업체 리바이크와 합병 계약을 맺었다. 스파이더바이크리스를 출범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배달기사 인력난은 당분간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배달에 뛰어들 지원자 모수 자체가 모자란다. 대내외 환경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고용·산재보험 가입 정책이 강화된다. 초단기로 일하거나 이른바 투잡·쓰리잡 목적으로 배달 일을 선택한 배달기사에게는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사회 안전망 확충이라는 명분 아래 정부 규제도 강화된다.
배달료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달기사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의무 조항만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기사 모집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배달료가 최대 40%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