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위 가상현실(VR) 솔루션 기업 노이톰(NOITOM)을 이끄는 트리스탄 다이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한국을 찾았다. 노이톰은 모션 캡처와 센서 분야 세계 최고 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1억위안(한화 약 172억원) 규모다.
트리스탄 창업자는 국내 VR 산업과 관련,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을 넓히려는 현재 전략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당부다. 그는 “한국은 소비자 상대 게임과 체험존이 너무 많다”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이익을 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정부 주도 산업 구조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간 자발적 의지가 뒷받침돼야만 다양한 기술,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은 국내와 달리 민간 기업이 VR 시장을 열었다. “VR 관련 새로운 시도가 끊이지 않는 이유”라고 트리스탄 창업자는 설명했다.
B2C 시장 개화 시점으로는 3~5년 후를 점찍었다. 그는 “VR 장비는 설치가 어렵고 일반인이 쓰기에는 난도가 높다”며 “차세대 장비가 두 세대 정도 진화했을 때 일반 소비자에 적합한 VR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이톰이 B2B 시장에 전념하는 이유다.
이 회사는 매년 150개 상당 VR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세계 주요 자동차 브랜드와 손잡았다. 벤츠, BMW, 폭스바겐, 도요타 등이 포함됐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협력 프로젝트를 벌였다.
트리스탄 창업자는 B2B 시장 성공 키워드로 '융합'을 제시했다. 기존 산업에 VR를 접목,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VR 기술은 교육을 비롯한 모든 산업과 융합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노이톰은 최근 3년간 계속 두 배씩 성장하고 있다. 일상생활 환경을 실시간 가상공간으로 매핑한다. 사람 몸에 붙인 센서가 모은 모션 데이터를 시뮬레이션, 가상공간에서 정밀하게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자동차 시제품 테스트를 가상공간에서 할 수 있다. 별도 컨트롤러 없이 직접 손을 활용, 실제처럼 작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노이톰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삼성전자와 우주인 체험 프로젝트를 완벽히 재현하기도 했다. 가상공간에 167명이 동시 입장해 상호 소통하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트리스탄 창업자는 5세대(G) 이동통신 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고사양 PC가 없이도 VR 체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B2C 시장 개화를 앞당길 기술로 평가했다.
트리스탄 창업자는 “한국 시장은 IT 기술 발달에 따른 VR 수요가 많은 데다 지리적 이점까지 갖췄다”며 “전자, 자동차 분야 파트너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