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IT를 보험산업에 도입하면서 인슈어테크(InsurTech)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험업무 각 분야에 핀테크 기술을 융합해 보다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슈어테크가 확산하면서 보상 위주에서 예방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등 산업생태계도 개편하고 있어 잠재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2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험회사 인슈어테크 활용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보험회사들은 IoT를 활용해 새로운 보험상품(건강증진형보험, UBI자동차보험 등) 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 빅데이터(고객정보, 설계사정보 등)를 분석해 보험영업대상을 추출하고 계약심사를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AI 챗봇으로 상담업무 및 보험관련 안내업무를 자동화하는 등 업무효율 향상에도 활용하고 있다.
먼저 AIA생명과 흥국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이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사물에 부착된 센서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전통하고 수집된 외부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보험 가입자나 이용고객이 주어진 걸음 수나 목표 운동량을 채우면 보험료 할인 및 기프트 등을 제공한다.
텔레매틱스 활용 시도도 점차 늘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통신과 정보과학 합성어로 스마트폰 등 이동통신을 통해 주행정보를 수집하는 형태를 말한다. 삼성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이 통신사 네비게이션(T맵) 또는 운행정보기록장치(ODB)에서 수집한 운전자 운전습관(주행거리, 급가속, 급감속, 급출발 등)을 분석해 보험료를 할인하는 자동차 보험(UBI, Usage Based Insurance)을 선보이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가입자 유지율을 개선하거나 보험사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형태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보험사가 가진 고객상담자료, 온라인 활동기록, 의료, 신용등급 등 빅데이터를 신속 수집·분석해 사고발생위험, 계약유지율, 보험사기 가능성 등을 예측하고 이를 보험 상품개발, 마케팅, 위험관리에 활용하는 형태다. 게다가 최근에는 보험사기 방지시스템 등도 속속 나오면서 보험사기 관련 고위험군을 자동 분류하는 형태도 나온다.
실손보험금 자동청구시스템과 보험증권 진위 검증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되고 있으며 고객 문의사항 문맥을 분석해 일대 일 채팅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챗봇에는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보험산업에 IT를 활용하는 인슈어테크 사례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보험과 IT를 융합하는 시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2억6150만달러였던 글로벌 인슈어테크 벤처 투자 규모는 최근 12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실제 영국 모바일 보험사 쿠바(Cuvva)는 자가운전자지만 정기적으로 차를 운행하지 않거나 지인 차량이나 카셰어링 서비스 차량을 이용하는 운전자를 대상으로 단기 혹은 주행거리연동 자동차보험을, 독일 클라크(Clark)사는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가입한 보험상품을 분석·평가하고 최적화된 보험을 추천해주는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는 IoT, AI, 빅데이터 등 인슈어테크를 활용해 신상품개발, 마케팅, 위험관리 등에 이용하고 있다”며 “이는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 발생 시 신속 대처하는 등 업무처리 효율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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