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 특집]삶과 혁신을 연결…1000조 시장 향해 날갯짓

[O2O 특집]삶과 혁신을 연결…1000조 시장 향해 날갯짓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문 O2O 산업이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으로 떠올랐다. 전통 산업에 혁신 기술을 접목, 새 시장을 열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O2O 시장 규모는 지난해 594조원에서 올해 831조원으로 배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2020년 1081조원으로 해마다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도 속속 등장한다. 우아한형제들이 출발선을 끊었다. 야놀자가 뒤를 이어 입성했다. 직방과 마켓컬리, 쏘카도 맹추격을 시작했다. 유니콘 기업 등극을 앞두고 있다.

최근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규제 압박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기존 산업과 갈등도 거세지고 있다. O2O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숙제도 떠안았다.

◇산업 체질 바꾼 O2O…20개 넘는 분야 혁신

O2O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대한민국 체질을 개선한다. 전통 산업이 비효율, 불편이라는 한계를 노출할 때마다 빈틈을 메우고 있다. 최소 20개가 넘는 업종에 침투, 혁신을 이식한다.

음식, 배달 시장 효율을 높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앱)이 변화를 주도한다. 광고 전단을 앱으로 대체했다. 온라인으로 음식을 주문, 예약하는 신산업을 창출했다.

줄 서 먹는 맛집 음식을 집안에서 편하게 먹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도 있다. 부릉(운영사 메쉬코리아), 바로고, 배민라이더스(우아한형제들)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기업 우버이츠도 배달시장 혁신을 가속화했다. 이사·심부름을 대신하는 이사모아, 센디, 띵동과 같은 플랫폼도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시장 투명화에도 기여한다. 지금은 방을 구하기 위해 굳이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 업계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직방, 다방이 혁신 전도사다. 부동산 매물 검색에서 조회, 예약 업무를 개선했다.

최근에는 집주인과 건물주를 위한 서비스도 등장했다. 부동산 임대·투자 소식을 한눈에 보여주는 복덕판이 주인공이다.

인테리어 시장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기도 한다. 인테리어 업체와 수요자 간 가교 역할을 맡은 집닥이 총대를 맸다. 업계에 만연했던 소비자 불신을 누그러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발 주자로 인스테리어가 가세하며 시장이 계속 커질 전망이다.

자동차 분야도 혁신 바람이 거세다. 차량 공유, 승차 공유, 택시·대리 호출, 주차, 차량 구매·정비 등 크게 다섯 가지 업종 곳곳에 O2O 업체가 포진됐다. 하나같이 일반 시민 혜택을 높이는 데 앞장선다. 풀러스, 쏘카, 셔틀타요, 벅시, 옐로우버스, 타다 등이 속해 있다.

모빌리티 광고 플랫폼 기업 뿅카는 '공짜' 렌터카 시대를 열었다. 기업 광고가 둘러진 브랜드 차량을 무료로 빌려준다.

패션, 뷰티, 헬스 시장도 개척한다. 동대문 도매시장과 쇼핑몰 창업을 활성화하는 링크샵스를 비롯해 국내 최대 온라인 핸드메이드 마켓 아이디어스가 변화를 이끈다.

레저·여행 관련 O2O 업체도 15곳이 넘는다. 와그, 마이리얼트립이 포함됐다. 야놀자, 여기어때(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레저·액티비티 분야에 도전장을 냈다.

가사도우미 O2O 플랫폼 대리주부, 미소가 선도하는 홈서비스도 각광받고 있다.

이밖에 아웃도어, 콘텐츠, 이벤트, 교육·육아 시장에 속한 O2O 업체도 즐비하다. 적게 잡아 30곳 넘게 활동 중이다. 아이앤나는 산후조리원 신생아실 영상 서비스하는 독특한 사업 모델로 눈길을 끌고 있다.

반려동물 분야도 10곳 이상 업체가 시장을 넓힌다. 펫츠고, 도그메이트, 펫뷰 등이 동참했다.

집닥 로고.
집닥 로고.

◇규제 개혁 더딘 진도에…O2O 날개 꺾일라

규제와 기존 산업 간 갈등이 가장 심한 분야는 모빌리티다. 택시와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승차 공유 O2O 서비스는 고초를 겪고 있다. 다른 업종에 비해 규제도 많다.

국내 최대 스타트업 단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에 따르면 택시 호출 O2O는 요금 산정, 택시미터기 기준, 호출 수수료 관련 규제에 걸려있다.

렌터카는 재임대, 유상운송, 예약소 설치, 노선운행, 기사알선에 대한 법률이 장벽이다. 카풀은 운행 시간이 제한돼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

홈서비스 업계도 고민이 깊다.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 있도록 끊임없이 요구하지만 규제가 풀릴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O2O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매물 공급자인 공인중개사와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지만 사업에 직접 타격을 받는 것은 아니다. 배달 O2O도 부동산과 비슷하다. 다만 주류 판매 업종은 예외다.

정부는 온라인 주류 결제·판매에 일정 제재를 가한다. 직접 조리한 음식에 부수해 주류를 배달하는 것만 허용한다. 오토바이 배달통 뒷면에 광고물 부착을 금지한 규정도 버스, 택시와 비교해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유숙박 업계는 바람 잘 날이 없다. 법망 자체가 허술하게 설계돼 있다. 외국인 도시민박으로 분류된 숙박업소는 내국인 고객을 받지 못한다. 일반 민박은 농촌 지역에서만 사업이 가능하다.

[O2O 특집]삶과 혁신을 연결…1000조 시장 향해 날갯짓

[용어 설명]'O2O'

O2O 개념은 오프라인 사업을 온라인으로 연결한 새로운 상업 모델을 뜻한다. 온·오프라인 연계(Online to Offline) 사업이라고 부른다.

사업 영역으로 구분해보면 플랫폼 기반 서비스와 기존 상거래 사업 확장 모델로 나뉜다. 배달의민족, 우버가 플랫폼 서비스다.

다만 거래 유형이 다변화되면서 새 정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중국은 O2O를 두 가지 형태로 규정한다. 우리처럼 오프라인에 온라인을 접목한 사업 모델이 한축이다. 나머지는 온라인이 오프라인에 결합한 모델이다.

국내에도 온라인으로 시작해 오프라인으로 보폭을 넓히는 업체가 빠르게 늘고 있다. 디지털경제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대에 맞춰 용어 정의에도 변화 바람이 부는 셈이다.

[표]국내 O2O 서비스 분류(자료=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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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