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한 방에 25억원...노바티스 '졸겐스마' FDA 승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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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노바티스 척수성 근육 위축증 치료제인 '졸겐스마'를 승인했다. 판매가는 1회 210만달러(약 25억원)로 단일 치료제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26일(현지시간) FDA는 영유아기 환자를 위한 척수성 근육 위축증 치료제를 승인했다. 2세 이하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척수성 근육 위축증은 유전 원인에 따른 근육 파괴 질환이다. 환자는 대체로 머리를 똑바로 가누지 못하거나 호흡에 어려움을 겪어 심하면 사망까지 이른다.

졸겐스마는 1회 투약으로 2살 이하 아이에게 권장된다. 기존 치료제가 오랜 기간 동안 투여해야 하는 것과 달리 졸겐스마는 한 번 치료로 큰 효과를 보인다. 보스톤 비영리단체 임상경제연구소는 졸겐스마 가격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척추성 근육 위축증은 오랜 기간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이번 '원샷 치료제'가 환자와 가족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임상 시험 결과, 영유아 36명 환자에게 졸겐스마를 2주간 투여한 후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아이가 머리를 움직이거나 똑바로 앉는 등 신체 활동도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으로 간수치를 증가시키고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 FDA는 졸겐스마 포장용기에 '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부작용을 부착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척수성 근육 위축증 치료제는 바이오젠의 스핀라자가 있다. 이 치료제는 네 달의 한 번 주기로 척추관에 약물을 직접 투여한다. 약 값은 1년에 37만불(약 4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네드 샤프리스 FDA 임시국장은 “이번 졸겐스마 승인으로 난치성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유전자·세포 치료법 혁신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며 “위험한 경우 죽음까지 이를 수 있는 척수성 근육 위측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제를 확보해 삶의 희망을 부여하기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바티스는 올해 내 미국에 이어 유럽시장에서 졸겐스마 판매 승인을 완료한다. 미국에서 졸겐스마는 210만달러 약가를 한꺼번에 내거나 5년에 걸쳐 내는 방식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향후 환자 보험을 줄일 결제 방식을 보험 회사와 협의한다.

시민단체는 초고가 치료제 약가 승인 이후 다른 질환에 대한 약값 상승을 우려한다. 희귀질환이나 유전자치료제와 같은 수요가 높지 않은 질병 치료제는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치료 비용에 대한 환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성다교기자 dk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