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간(P2P) 금융 업계가 요식업 투자에 주목한다. 투자자가 고객으로서 대출자 매장을 방문해 상환 능력을 가늠할 수 있어서다. 투자자에게 리워드로 식사권을 제공하는 등 대출자도 보다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설 수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8퍼센트가 최근 선보인 '자연별곡 리모델링을 위한 투자 자금 모집(1만6075호)' 상품이 오픈 이틀 만에 마감됐다. 투자자 총 358명으로부터 3억원을 유치했다.
만기 1년 원리금균등상환 방식 상품으로 연 수익률 4.59%가 예상된다.
이 상품은 이랜드 그룹이 P2P업체와 손잡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대기업이 P2P업체를 통해 자금을 유치하는 시도는 이례적이다.
요식업 특징을 살린 리워드도 제공한다. 이랜드파크는 투자자에게 감사의 표시로 외식사업부 모든 브랜드(자연별곡, 애슐리, 피자몰 등)에서 이용 가능한 기프트 카드를 최대 40만원까지 지급한다. 투자 금액에 따라 일산 뉴코아점에 투자자 명패를 설치한다.
이전부터 8퍼센트는 요식업 가맹점 투자 상품을 연달아 선보였다. 더 부스, 월향, 파워플랜트, 훌리오 등 미식가 호평을 받은 외식업체 대상 P2P 대출을 출시해왔다. P2P 투자자가 20~40대로 젊은 점을 감안, 그들에게 친숙한 가게를 선정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전문 P2P업체 펀다도 대표적인 사례다. 펀다 대출액 90% 이상이 요식업 투자 상품이다. 펀다는 대출자 소재지를 공개했다. 투자자가 고객으로서 방문, 매장 청결도와 직원의 친절도, 자리 회전율 등을 평가할 수 있게 했다.
펀다는 공유주방 플랫폼 업체 '나누다키친'과 협업을 맺기도 했다.
펀다 주요 고객은 상점 유휴 시공간을 나누다키친 예비 창업자와 공유, 매달 매출 외 부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 상점주는 대출 월 상환금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이는 안정적인 상환으로 이어져 투자자는 보다 안전한 P2P투자를 경험할 수 있다.
업계는 요식업 투자 상품 장점으로 대출자와 투자자 간 소통이 용이하다는 점을 꼽았다. 부동산 담보·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품이나 기업대출와 달리 일반 투자자가 운영 상황을 직접 볼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상품과 달리 요식업 상품 투자자는 자신의 상품에 애착을 갖고 매장을 찾아간다”며 “대출자인 가맹점 주도 손님으로 찾아오는 투자자에게 식사권을 주거나 신 메뉴 시식 이벤트를 하는 등 대면 소통을 할 수 있어 상환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