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다음달 고용 전망이 19년 만에 최저치라고 전망했다. 또 다음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도 4개월만에 80선으로 다시 하락해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한경연(원장 권태신)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한 결과 6월 전망치가 89.5을 기록하며 지난 2월(81.1) 이후 다시 80선 대로 하락했다고 28일 밝혔다. 5월 실적치는 94.5로 49개월 간 100선 아래에 머물렀다.
6월 전망치는 2018년 5월(100.3) 이후 13개월 연속 기준선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고용전망은 94.5로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인건비 상승폭이 커 고용사정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실제 한경연이 2018년 매출액 기준 상위 30개사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주요 지표를 분석한 결과, 종업원 수는 0.7% 증가한데 비해 인건비 증가율은 7%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이외에도 기업들의 자금흐름을 수치화 한 자금사정 지수 전망치가 5년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소강상태를 보였던 미중 무역전쟁이 5월초 다시 격화되면서 환율 불확실성 및 변동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원화가치가 작년말 대비 5% 이상 절하되면서, 이로 인한 외화 손실과 채무부담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자금사정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5월 실적은 94.5를 기록하며 49개월 연속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내수(100.2), 수출(99.5), 투자(96.7), 자금(96.7), 재고(104.0), 고용(96.9), 채산성(97.6) 등 대부분이 부진했다. 기업들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내수 실적은 소폭 상승했으나, 인건비 상승, 원재료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채산성 악화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응답했다.
김윤경 한경연 기업연구실장은 “최근 OECD가 한국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주요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투자·고용 위축을 지목했다”면서 “생산성 증가 없는 인건비 증가는 기업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노동 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