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규모 감소에 영향을 준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최저임금을 10% 올리면 국내 노동시장 고용규모가 최대 0.79%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1~4인 소규모 사업장만 보면 2.18%나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한국노동연구원·중소기업연구원 주최로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최저임금 정책토론회'에서 강창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이 10% 인상되면 노동시장 전체의 고용 규모는 0.65~0.79%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이 전체 고용을 줄이는 효과가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기존 연구와는 달리 '집군(集群) 추정법'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다. 시간당 임금 수준에 따른 노동자 분포 변화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연도별 임금 수준에 따른 노동자 분포 자료로는 고용노동부 2008~2017년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를 활용했다. 최저임금이 16.4% 오른 지난해 자료는 포함되지 않았다.
강 교수 분석 결과 최저임금보다 5000원 높은 임금 수준을 기준으로 잡고 최저임금의 10% 인상을 가정할 경우 1~4인 사업장의 고용규모는 2.18%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5~29인 사업장 고용규모도 1.0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0인 이상 사업장(0.98%)과 30~299인 사업장(0.42%)은 고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업의 고용이 1.4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제조업(-1.00%)과 음식숙박업(-0.23%)의 고용 규모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55~70세(-1.74%)의 고용 감소 폭이 가장 컸고 30~54세(-0.59%)와 18~29세(-0.12%)가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성(-0.27%)보다 남성(-0.91%)의 감소폭이 컸다.
강 교수는 “청년, 노년층, 5인 미만 사업장, 도소매업 등 최저임금의 영향이 큰 집단에서 부정적인 고용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드는 경제학 기본 원리에 비춰 봐도 당연한 현상이다.
강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가 적절한 소득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공적으로 지원하는 방안 등 보완책도 적절히 혼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함봉균 정책(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