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맥주, 아이스크림, 과자, 어묵, 즉석밥, 빵 등 전방위적인 먹거리 가격 인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우윳값은 동결될 전망이다. 우유는 빵과 과자, 음료 등 전반적인 먹거리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품목으로 우윳값 동결로 인해 식음료 업체의 원재료 가격 부담을 덜게 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8년 축산물생산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ℓ당 우유 생산비는 노동비, 가축상각비 상승으로 전년보다 8원 증가한 775원으로 전년대비 1.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원유가격은 원유가격연동제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매년 5월 말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우유 생산비를 바탕으로 협상가격을 산정하고 유업체와 생산자 대표들로 이뤄진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를 구성, 협상을 통해 원유기본가격을 정한다. 가격이 떨어진다고 곧바로 생산량을 줄일 수 없는 낙농업 특성을 반영한 제도다.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하는 우유 생산비 증감률이 ±4% 미만일 경우 위원회 구성 자체를 하지 않고 그해 가격을 동결한다. 올해 우윳값 동결이 확실시 되는 대목이다.
다만 생산비 증감율이 2년 연속 ±4% 미달일 경우 위원회를 구성하고 가격조정을 협상한다는 원칙에 따라 내년에는 위원회가 구성된 뒤 가격 협상을 논의할 예정이다. 협상 결과에 따라 인상폭을 결정할 계획이지만 인구 감소에 따른 우유소비 감소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할때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우윳값 인상은 빵, 과자, 유제품, 커피 등 여러 먹거리 가격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커 큰 폭의 원유가 인상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8월 유업계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의 가격 인상 이후 남양유업과 빙그레 등 유업체는 물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에서 판매되는 자체생산제품(PB) 우유 가격은 연이어 인상됐다.
우윳값이 인상되자 파리마게뜨 등 프랜차이즈 제빵업체는 빵 가격을 인상했고 프랜차이즈 커피업체의 경우 우유가 들어가는 카페라떼와 카푸치노의 가격을 대폭 올리는 도미노 가격 인상이 발생했다. 아이스크림과 과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낙농농가는 사료비 상승과 인건비, 시설 투자 비용 증가 등의 요인으로 경영부담이 커져 원유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2년에 한 번 가격조정을 협상한다는 원칙에 따라 올해에는 원유기본가격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라며 “우유 소비 감소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지만 정해진 원칙에 따라 협상에 성실히 임하고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