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도소매업 대출 증가 폭 '사상 최대'..."정부 자영업자 지원책 영향"

올 1분기 도소매업 대출 증가 폭이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분기 도소매업 대출 증가 폭 '사상 최대'..."정부 자영업자 지원책 영향"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3월 말 예금 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 잔액은 1140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조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14조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산업대출이란 개인사업자(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 공공기관, 정부가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말한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6.6%로 지난해 4분기와 같았다.

업종별로 서비스업 대출이 9조9000억원 늘어난 68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 중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이 서비스업 대출 증가액 중 절반이 넘는 5조6000억원을 차지했다. 도소매업만 놓고 보면 4조5000억원 늘었다. 이는 2008년 2분기(4조8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2008년 1분기부터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통계가 잡힌 만큼 통계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도소매업 신설법인 증가에 더해 저금리 대출 등 정부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업 대출은 3조5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4년 1분기 2조1000억원 이후 그 증가폭이 가장 작았다.

반면, 제조업 대출(351조2000억원)은 지난해 12월 말보다 6조5000억원이나 불었다. 이는 2015년 3분기(6조7000억원)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한은은 기업이 연말께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을 상환했다가 연초에 다시 늘린 점과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 산정 기준이 바뀐 점을 이유로 들었다.

제조업 중에선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1조7천억원 증가)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가계대출 증가세는 줄고 산업별 대출은 증가했다”며 “자금 흐름이 기업 쪽으로 가는 패턴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